‘이택근 파동’ 바다 건너 LG 캠프 강타

입력 2009-1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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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등 긴장…“심기일전 계기로”

“톱스타가 팀에 오든, 페타지니가 재계약을 하든, ‘제 자리’란 건 원래 없었잖아요. 그냥 저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겁니다.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믿으니까요.”

18일 오전 LG의 사이판 재활 캠프가 술렁였다. 외야수 이택근(히어로즈)이 LG로 트레이드 된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랐던 건 내야수 박병호(사진)를 비롯한 차세대 거포들. 내년 시즌 기량을 꽃피울 거라는 기대를 모아왔는데 갑자기 눈앞에 견고한 벽이 들어선 셈이 됐다. 이미 LG 외야는 ‘좌 박용택-중 이대형-우 이진영’으로 꽉 찼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이병규는 계약이 임박했다 하고, 국가대표 외야수도 합류한단다. 그렇게 되면 가장 먼저 밀려날 자리는 단연 1루수와 지명타자다. 내심 한 자리씩 노리고 있던 박병호 등은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병호는 의연했다. “처음엔 기사를 보고 놀란 게 사실이다. 최대 피해자로 나와 ‘작은’ 이병규 형이 꼽혀서 더 그랬다”면서도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평정심을 되찾았다”고 했다.

사실 사이판 캠프의 야수들로서는 기분 좋을 리 없다. 아무리 열심히 땀을 흘려도 내년 역시 자기 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용빈 타격코치는 박병호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과 면담하면서 의지를 북돋아주기도 했다. 박병호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이름값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믿고 열심히 하겠다”면서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고 내년에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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