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스포츠동아 DB]
女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빛 각오
“슈퍼맨처럼 날듯이 (스케이트를)잘 타고 싶어서요.”10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첫 메달을 노리는 이상화(한국체대·사진)의 귀에는 슈퍼맨의 가슴에 새겨있는 ‘S 마크’ 모양의 은색 귀걸이가 반짝이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귀걸이가 아닌 승리를 향한 그녀의 의지였다.
이날 첫 훈련을 마친 이상화는 “경기가 끝난 후 하고 싶다”며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원래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부쩍 말을 삼가고 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0.17초차로 동메달을 놓쳤던 터라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기 때문. “이번에는 울지 않을 것”이라며 넌지시 건네는 한마디에서도 메달을 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슈퍼맨 귀걸이’가 그녀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이상화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에는 원터치 방식의 귀걸이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귀를 뚫고 슈퍼맨 마크의 귀걸이를 했다”며 “슈퍼맨처럼 날듯이 잘 타고 싶어서 바꿨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함께 훈련하던 네덜란드 대표팀의 모습을 살짝 봤는데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끝까지 방심하지 않겠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4년 전 빙판 위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던 이상화. 올해는 그녀의 바람대로 슈퍼맨처럼 질주해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