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치 미노루 의원 블로그 캡처.
그는 지난 달 27일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를 본 후 “한국의 김연아가 단연 1등이었다. 분하지만 일본은 옆 나라 한국에 완패했다”는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게재했다.
이 글에서 그는 “근소한 차이의 금메달과 은메달이 아니었다. 엄청난 차이의 금과 은이었다”며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등 일본 선수들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모르는 내가 봐도 얼굴 표정까지 포함해 무결점의 완벽한 연기였다”며 김연아를 극찬했다.
하지만 이 글을 접한 일본 누리꾼들은 “완패했다는 말 같은건 안하면 안되냐”, “김연아에게 맞춰진 듯한 피겨의 룰 개정으로 아사다가 고전한 것을 알기는 하느냐”, “반일 매국의 스파이”라는 댓글을 달며 그의 글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키우치는 자신에게 비난한 일본 누리꾼들에게 댓글을 달며 “일본이 언제부터 이렇게 예의가 없었나. 사람을 비판하는데 익명으로 글을 남기는 것은 비겁하고 한심하다”고 맞대응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키우치의 행동에 더욱 분노한 일본 누리꾼들은 1,400여개가 넘는 댓글과 함께 그를 맹비난했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키우치 의원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에 “나의 블로그에서 몇 개의 발언이 오해를 초래했던 점과 많은 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점을 사과한다”는 공개사과문을 올린 것.
하지만 그는 최근 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아사다 선수의 팬이고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굉장히 안타깝다”면서 “단지 아사다 선수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은메달은 은메달이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룰의 원인, 환경의 원인 등 책임회피를 하는 것 같은 논의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본인의 노력과 결과다”라며 자신의 뜻을 전했다.
조윤선 동아닷컴 기자 zowoo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