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오재영 數를 읽어라” 대선배 김시진 훈수

입력 2010-04-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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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영이!” 9일 목동 SK전을 앞두고 넥센 김시진 감독(사진)은 좌완불펜요원 오재영을 불러 세웠다. 오재영은 7일 대구 삼성전에 7회 구원 등판해 양준혁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8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6회 구원 등판해 박한이에게 볼넷을 주고 내려갔다. 마침 홍삼드링크를 손에 쥐고 가던 오재영도 김 감독의 부름에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먹고 힘내려고요.”

김 감독이 지적한 점은 “왜 8일 경기에서 도망가는 피칭을 했냐”는 것이었다. “감독이 승부라고 생각해 너를 투입했는데 전날 어렵게 상대해야할 양준혁의 타석과 다음 날 무조건 맞붙어야 할 박한이의 타석에 정반대로 승부했다”는 평가를 곁들였다. 오재영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오재영의 판단은 “박한이 다음 타자가 현재윤이라서 어렵게 승부한 것인데, 현재윤 타석에 대타가 나올 줄은 몰랐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이런 것이 경험의 차이”라고 했다. 베테랑 투수들은 이미 마운드에 올라갈 때 상대 벤치의 계획과 대타요원까지 다 감안한다는 설명이었다. 이 뿐 만이 아니었다. 8일 넥센 선발 김성현이 1개의 보크와 1개의 송구실책을 기록한 점과 9회 정수성의 다이빙캐치 판단착오까지. 주초3연패의 원인은 사소한 실수에 있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넥센의 약점 중 하나.

김 감독은 “3번의 실수를 2번으로, 2번의 실수를 1번으로 줄이라”며 웅크린 오재영을 다독였다. 어차피 경험의 문제는 단기간에 극복이 불가능하다. 무작정 다그치면 도리어 선수가 위축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문책성으로 당장 경기에서 뺄 수도 있지만, 다음 날이면 또 아무 일 없었던 듯 계속 기용해야 선수도 느끼고 천천히 변해 간다”고 덧붙였다. 한 번의 실수는 병가지상사이니까.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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