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이 지적한 점은 “왜 8일 경기에서 도망가는 피칭을 했냐”는 것이었다. “감독이 승부라고 생각해 너를 투입했는데 전날 어렵게 상대해야할 양준혁의 타석과 다음 날 무조건 맞붙어야 할 박한이의 타석에 정반대로 승부했다”는 평가를 곁들였다. 오재영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오재영의 판단은 “박한이 다음 타자가 현재윤이라서 어렵게 승부한 것인데, 현재윤 타석에 대타가 나올 줄은 몰랐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이런 것이 경험의 차이”라고 했다. 베테랑 투수들은 이미 마운드에 올라갈 때 상대 벤치의 계획과 대타요원까지 다 감안한다는 설명이었다. 이 뿐 만이 아니었다. 8일 넥센 선발 김성현이 1개의 보크와 1개의 송구실책을 기록한 점과 9회 정수성의 다이빙캐치 판단착오까지. 주초3연패의 원인은 사소한 실수에 있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넥센의 약점 중 하나.
김 감독은 “3번의 실수를 2번으로, 2번의 실수를 1번으로 줄이라”며 웅크린 오재영을 다독였다. 어차피 경험의 문제는 단기간에 극복이 불가능하다. 무작정 다그치면 도리어 선수가 위축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문책성으로 당장 경기에서 뺄 수도 있지만, 다음 날이면 또 아무 일 없었던 듯 계속 기용해야 선수도 느끼고 천천히 변해 간다”고 덧붙였다. 한 번의 실수는 병가지상사이니까.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