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와이드 인터뷰] “이동국은 비밀카드…안정환은 조커”

입력 2010-05-25 1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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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엔트리 운영의 모든 것

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6월 4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스페인과의 평가전에 베스트11을 내세운다. 허 감독은 25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인터뷰를 갖고 “우리가 강팀 스페인을 상대로 얼마나 할 수 있느냐를 볼 것이다”며 최상의 멤버로 격돌할 뜻을 밝혔다. 아울러 재활 중인 이동국에 대한 활용 방안도 공개했다.


● 부상 중인 이동국과 최종엔트리 활용

허 감독은 6월 1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23명의 최종엔트리 명단을 보내야 한다. 30일 벨라루스전 이후 3명의 탈락자를 결정한다. 하지만 허 감독은 “26명을 모두 본선에 데려갈 생각이다. 엔트리에 빠진 선수들에게도 큰 경험이 될 것이다. 소속팀이 반대하지 않으면 26명으로 간다”고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23명의 선발 경계선에 있는 이동국은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재활 중이다. 벨라루스와의 경기 출전도 미지수다. 허 감독은 “이동국의 회복속도가 빠르다. 6월1일까지 60~70% 정도 될 듯 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동국 카드를 끝까지 버리지 않을 뜻을 공개했다. 허 감독은 “만약 이동국이 첫 경기 출전이 힘들다면 2번째 혹은 3번째 경기를 보고 그를 데려갈 수 있다”며 “운영 방법도 있다. 이동국을 최종엔트리 23명에서 빼 놓았다가 부상 교체를 통해 다시 투입하는 방법이 있다. 다양하게 구상중이다”고 밝혔다.


● 베스트멤버로 스페인과 격돌

허 감독은 오스트리아 전훈에서 갖는 2차례 평가전 가운데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베스트멤버를 출격시킬 예정이다. 허 감독은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제대로 맞붙어 강팀을 상대로 우리가 얼마나 할 수 있느냐를 볼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허 감독은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는 가능한 모든 멤버들을 돌려가며 기용할 생각이다. 그는 “이미 벨라루스전은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선수 교체가 많으면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고르게 선수들을 기용해 컨디션을 점검 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스페인과의 경기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서 기용할 베스트11을 공개한다. 특히 박주영(모나코)의 투톱 파트너가 누가 될 지가 관심사항이다.




● 그리스-북한전에서 해답을 찾는다

허 감독은 그리스-북한전을 보기 위해 25일 선수단 출국 보다 2시간 앞서 일본을 떠났다. 이미 허 감독은 그리스의 월드컵 예선 스위스전, 플레이오프 우크라이나전 등 많은 경기 녹화 자료를 통해 첫 번째 상대 그리스를 분석했다. 허 감독이 그리스-북한전을 직접 관전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상대가 북한이라는 점이다.

“그리스는 북한을 우리의 가상 상대로 선택했다. 북한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의 체형이 비슷하다. 북한이 수비위주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그런 상대와 그리스가 어떻게 경기를 하는지를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기대된다.”

허 감독은 또 “수비의 몸싸움과 수비 형태 등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상대 장단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번 경기를 통해 그리스전 필승해법을 찾을 작정이다.


●한일전 소득과 과제

허 감독은 한일전의 가장 큰 소득으로 상대 안방에서 선수들이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이 전반 초반에 거세게 나왔고, 후반 막판에는 거친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100%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어제 경기 전 우리가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해야 할 기본적인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선수들이 잘 해줬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그런 뒤 개선해야 하는 부분도 꼬집었다. 특히 공격수들의 득점 욕심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비에서 라인이 앞과 뒤로 움직이는 것을 좀 더 익숙하고 영리하게 해야 한다. 또한 볼을 공격적으로 이어나갈 때 좀 더 세밀하고 날카로워져야 한다. 어제 승리했지만 거기에 취하지 말자고 했다. 일본전은 본선을 향해 그저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했다. 자신감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 이청용(볼턴)의 경우 문전에서 너무 고개 숙인다. 동료를 찾기보다 찬스가 나면 과감하게 슛으로 연결할 수 있는 욕심을 가져야 한다.”


●확실한 조커 안정환

허 감독은 안정환(다롄)을 평가전에서 단 한번도 기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허 감독은 “안정환은 어제 준비를 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등 쪽에 담이 올라왔다고 했다. 그래서 기용 못했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안정환이 아직 평가전에서 단 한번도 기량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테스트가 필요 없는 선수라고 언급했다.

“안정환은 경험과 능력이 있다. 후반을 위한 카드로 준비한 선수다. 본인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후반에 들어가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흐름을 바꿔줄 수 있는 선수다.”

안정환은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선수뿐 아니라 아시아선수로도 최다인 3골을 기록 중이다. 문전에서의 기술과 골 결정력만큼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다. 이런 그의 기량을 알고 있는 허 감독은 안정환이 몸만 좋다면 후반에 언제든 출격해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도쿄(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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