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부상’ 이동국, ‘2006년 악몽 되살아날까’

입력 2010-05-17 14: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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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부상악몽이 되살아날까.'

'사자왕' 이동국(31.전북)이 허벅지 부상을 당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출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국은 17일 오전 회복훈련에 제외된 뒤 일산 명지병원을 찾아 전날 에콰도르전에서 다친 허벅지 뒷근육에 대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회복에 2~3주가 정도가 소요된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출전해 최종엔트리 합류에 희망을 보였던 김재성(포항)도 발목을 겹질렸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확실한 부상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이동국과 함께 MRI 등 정밀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국이 이번에 다친 부위는 예사롭지 않다. 한 달 전부터 고질병처럼 회복과 악화가 거듭되는 부위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종명단 발표를 코앞에 둔 상황이라 작은 부상도 달갑지 않다. 12년간의 기다림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사실 이동국의 오른 다리는 그의 축구인생에서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존재였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대포알 슈팅을 가능케 한 최고의 무기였지만 그만큼 고장도 잦았다. 2000년 초 북중미 골드컵 도중 오른 무릎 인대를 다쳤고.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같은 부위의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올 해에도 말썽은 이어졌다. 4월 중순부터 1주일에 두 경기씩을 소화한 탓에 피로가 누적되면서 오른 허벅지 뒷근육에 무리가 간 것. 지난 달 27일에는 가시마전을 앞두고 근육 통증을 호소하기도. 근육 강화 훈련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호전되는 듯 했지만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어서 걱정을 안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5일 전남전 도중에는 오른 발목을 접지르기까지 했다. 에콰도르전에서 부지런한 플레이를 펼치며 단순 염좌로 보였지만 발목 부상 재발에 대한 경계도 늦출 수 없다.

이동국은 박주영이 허벅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에콰도르전에 허심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게으른 천재'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후반 21분 동안 '동분서주'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주전경쟁에 대한 부담이 그에게는 더 큰 암적 존재가 되어버렸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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