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물 조련사’ 한화 류현진은 ‘괴물’이지만 올시즌 뛰어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바탕에는 배터리를 이루는 신경현의 도움이 컸다. 신경현은 류현진의 컨디션에 따라 밀고 당기기를 하며 이끌고 있다.스포츠동아DB
“괴물 힘 빠진 날엔 직구로 엄포 논 뒤 서클체인지업 승부”
누군가는 “류현진(23·한화) 같은 투수랑 있으면 누가 앉든 최고 포수”라고 한다. 하지만 막상 류현진의 공을 받는 포수는 부담감도 크다. 한화에게 류현진 등판경기는 필승의 과제가 걸려있기 때문.
3일 목동 넥센전에서 27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류현진의 초반 구위와 제구력은 좋지 않았다. 한화 정민철(38) 투수코치가 “올 시즌 가장 몸이 좋지 않았던 3경기 중 하나”라고 할 정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투수들은 각자의 해법이 있다. 정 코치는 “나는 (구속을 좀 줄이더라도) 양궁선수들처럼 점에다가 투구를 한다는 생각으로 코너워크를 했다”고 밝혔다.
이 때 포수와의 호흡은 평소보다 더 중요해진다. ‘구종과 코스’선택에서 배터리의 마음이 일치할 때, 투수가 자기 호흡에서 투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수와의 사인이 맞지 않을 경우, 피로감은 더 커진다”는 것이 정 코치의 설명.
류현진 역시 “(비결이라기보다) 그냥 포수 신경현(35) 선배 리드대로 던질 뿐”이라고 답한다. ‘괴물’을 안정시킨 신경현의 비법은 직구사용에 있다. 평소보다 구위와 컨트롤이 떨어지는 직구는 ‘보여주는 공’으로만 쓴다. 류현진의 ‘필살기’인 서클체인지업을 던지기 위한 목적구다.
직구에 부담을 갖고 있는 타자들은 알면서도 방망이가 나오기 십상. “커브와 슬라이더도 철저히 맞혀 잡는 용도로 쓴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아웃카운트를 잡다보면, ‘괴물’도 무너졌던 밸런스를 서서히 찾는다. 그 다음에는 타자가 투구패턴을 읽어도 속수무책. 어떤 상황에서도 퀄리티스타트를 해내는 비결이다.
신경현은 “천하의 류현진이라도 10개 중 7∼8개가 (요구대로) 정확하게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각 구종이 모두 수준급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잘 끌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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