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황선홍- 성남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 DB
신태용 등 K리그 40대감독만 5명
황선홍축구 2년만에 본 궤도 올라
최하위권 강원·대구, 매경기 호평
K리그 40대 사령탑 중 한 명인 A감독을 사석에서 만난 적이 있다.
열악한 멤버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쉽게 말하면 폐품을 가져와 재활용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 타 구단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을 영입해 조련한 뒤 주전급으로 기용하고 있다는 설명. ‘폐품’이라는 표현은 좀 거칠지만 그의 얼굴에서 아쉬움이나 불만 이상의 자긍심이 엿보였다.
올해 K리그에는 40대 감독들이 유독 많다. 성남 신태용(40), 부산 황선홍(42), 대구 이영진(47), 수원 윤성효(48), 강원 최순호(48) 감독 등 5명. 무명을 길러내 자연스레 리그 수준이 평준화되는 효과 말고도 이들은 리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황선홍 - 2년 시행착오 거쳐 본 궤도
황선홍 감독의 축구가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황 감독은 앞선 두 시즌 모두 12위에 그쳤다. 흐름을 잘 타다가도 정작 중요한 고비에서 주저앉았다.
부산은 올 시즌 6승5무6패(승점 23)로 7위. 17경기에서 24골을 넣고 20골을 내줬다. 올 시즌이 다 끝나지 않았지만 팀 골 득실이 플러스로 돌아선 건 황 감독 부임 이후 처음.
부산은 2008년 5월에 4연패, 2009년 9월에 4연패를 당하며 치명타를 입었다. 그러나 올해는 2연패만 두 번 있을 뿐이다. 그만큼 팀이 안정됐다.
○신태용·윤성효 - 승승장구
성남 신태용 감독과 시즌 중간 지휘봉을 잡은 수원 윤성효 감독은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신 감독은 부임 첫해인 작년 준우승에 이어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빠져나간 올해도 현재 4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단 사정은 그가 선수로 뛰던 때와 비교하면 천양지차. 그러나 그는 개성 강한 외국인 선수를 잘 관리하고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며 초짜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과연 ‘여우’라는 말을 듣고 있다.
윤 감독은 분위기 쇄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때마침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신영록 등의 영입 문제가 해결되면서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수원은 후반기 들어 최근 4연승 포함 5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8위까지 뛰어 올랐다.
○최순호·이영진 - 발전 없는 축구 안 해
최하위권에 처져 있는 최순호 감독의 강원(13위)과 이영진 감독의 대구(15위)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고 있다.
두 팀은 가용 가능 자원이 18명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적은 보잘 것 없어도 매 경기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호평을 받고 있다. 패할 지언 정 발전 없이 승리만 챙기는 축구는 안 하겠다는 게 두 감독의 공통된 생각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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