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에 깊은 효심 문태종, 완전 한국사람 다 됐네

입력 2010-09-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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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랜드 귀화혼혈선수 문태종

인천 전자랜드 문태종(35·사진)은 ‘하프 코리안’이다. 올 2월 치러진 KBL(한국농구연맹)의 2번째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전자랜드에 지명돼 모국에서 새롭게 농구인생을 펼치게 됐다.

지난해 첫 번째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창원 LG에 지명된 문태영(32)의 친형으로 기량 면에서는 동생보다 우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문태영이 54 게임 전 경기에 출장해 평균 21.9 득점-8.5리바운드-3.2어시스트로 발군의 기량을 뽐낸 사실에 비춰보면 올 시즌 문태종의 활약상도 얼추 짐작해볼 수 있다.

아직은 하프 코리안, 즉 ‘반쪽 한국인’이 그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수식어일지 모른다. 하지만 문태종은 벌써부터 ‘순수 한국인’에 못지않은 면모로 팀 동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훈련 또는 경기 도중 어린 선수들은 스스럼없이 그를 “태종이 형”이라고 부른다. 그 또한 일주일에 3번 하는 한글 공부에 흥미를 붙여 “아직 뜻은 잘 모른다”면서도 이미 읽는 데는 어려움이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완전한 한국인으로 거듭나려는 노력과 더불어 기특한 대목은 그의 심성이다. 7월 말 가족과 함께 입국한 그에게 전자랜드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인근에 방 3개짜리 아파트를 마련해줬다. 구단 직원들은 방 3개 중 2개는 당연히 2명의 자녀에게 각자 내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문태종은 아이 2명에게 한 방을 쓰게 하고는, 미국에 체류 중인 어머니 문송애 씨가 한국에 들어오면 묵을 수 있도록 방 하나를 따로 빼놓았다. 그 어떤 한국인보다 지극한 효심에 팀 관계자들도 감탄했다.

나고야|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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