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IBK기업은행컵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GS칼텍스 조혜정 감독이 특유의 활발한 몸짓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현역시절 ‘나는 새’로 불렸던 GS칼텍스 조혜정(57) 감독이 배구 코트에 서면 ‘카멜레온’이 된다.
조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에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여성 감독이라는 묵직한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눈높이를 한껏 낮췄다.
GS칼텍스 신만근 코치는 “코치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고 상의하신다. 감독으로서 권위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레프트 김민지(25)는 “남자 감독님들과는 할 수 없었던 소소한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웃음 지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최근 댄스 강사를 초빙해 강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일단 정신력에 문제가 보인다 싶으면 가차 없다. 8월30일 도로공사에 패한 뒤 김민지를 불러 “에이스가 도망가는 플레이를 하면 동료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 책임은 내가 질 테니 과감해 져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최고참급 정대영(29)에게도 “주변에서 네 몸 상태가 50 % 정도 올라왔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30% 밖에 안 된다”고 자극을 줬다.
경기가 시작되면 또 달라진다. 한 마디로 다이내믹하다. 쉴 새 없이 박수를 치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분위기를 띄운다.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T&G와 IBK 기업은행컵 준결리그 경기 도중 배유나(21)와 검지손가락을 몇 차례 서로 맞대 눈길을 끌었다. 조 감독은 “(배)유나 손이 차갑더라. 긴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이런 방법으로 교감을 나눴다”고 밝혔다.
한편, GS칼텍스는 이날 KT&G를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1승1패로 결승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지는 양 팀 합쳐 최다인 25점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