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의 박찬호 스토리] 러셀<피츠버그 감독>“이제 박찬호는 본궤도 올랐다”

입력 2010-09-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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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DB

‘ML 동양인 최다승 타이’ 美 현지 반응
“구속 꽤 좋고 브레이킹볼 각도 예리”

등판기회 많아 승수추가 가능성 커

찬호 “노모보다 뛰어난 결과 아직 아냐

그와 어깨 나란히 한 것만으로도 영광”현재 박찬호(37·피츠버그·사진)는 구원투수로 뛰고 있다. 그래서 승수를 챙기는 횟수는 줄고, 승리 사이의 기간도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일요일(한국시간 13일), 그는 그의 17년 메이저리그 선수생활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박찬호는 팀 타선이 뒤늦게 발동이 걸린 덕에 신시내티를 상대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가 8월 피츠버그에 입단한 이후 첫 승리이자, 그의 통산 123번째 승리였다.

123이라는 숫자는 또다른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노모 히데오(42·일본)는 메이저리그 아시아선수최다승인 123승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선수생활을 마쳤다. 박찬호는 현재 노모의 아시아선수최다승과 타이기록을 보유하게 됐고, 승수를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새로운 기록의 소유자가 된다. 하지만 박찬호는 14일(한국시간)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는 0-0으로 맞선 연장 10회 등판, 2루타와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박찬호 ‘팬들 성원에 감사’


박찬호는 “매우 특별하다”고 타이기록수립의 소감을 전했다. “이번 기록은 나 개인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첫 게임부터 나에게 계속 성원을 보내준 팬들이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들었다.” 박찬호는 팬들로부터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팬들은 그의 홈페이지를 통해 축하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들은 십수 년 간 박찬호가 타지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수많은 한국 팬들이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겸손한 찬호, ‘아직은 노모가 한 수 위’


박찬호는 노모와 같은 승수를 기록하긴 했지만 아직 노모가 일궈낸 성과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말한다. “노모보다 뛰어난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노모가 이룩한 것은 훨씬 더 많다. 일본에서도 더 많은 승리를 일궜다.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훌륭한 야구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일궈낸 것들이 놀라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노모는 오른손투수로, 26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그전까지 이미 일본 프로야구에서 78승을 쌓은 상태였다. 일본리그에서 거둔 승리까지 합산한다면 그는 총 200승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반해 박찬호는 20세에 메이저리그에 뛰어들었다. 그는 22세에 LA 다저스에서 첫 승을 기록했으며, 메이저리그가 첫 프로무대였다.


○노모는 찬호의 숨겨진 은사?

박찬호가 노모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또 다른 이유는, 신인시절 노모로부터 받은 많은 도움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1994년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노모와 4년간 팀 동료로 뛰었다. 그 4년간 노모는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까지 박찬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는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그를 포함한 많은 분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모는 나에게 ‘던지는 법’을 알려준 선수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츠버그 존 러셀 감독은 든든한 지원자

피츠버그 감독인 존 러셀은 베테랑 우완 구원투수 박찬호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가능하다면, 박찬호가 몇 게임을 더 승리해서 타이기록을 넘어서길 바란다.” 러셀 감독은 피츠버그 구단 멤버 중 박찬호가 타이기록을 세웠을 때 가장 기뻐한 인물이었다. 경기 후 박찬호에게 축하인사를 전했고, 월요일에는 박찬호의 17년 선수생활 중 가장 기념비적인 날을 함께 한 소감을 말했다.

“멋진 일이다.”, “박찬호는 아주 기뻐하고 있다. 매우 큰 성취다. 박찬호와 그가 이룬 업적이 자랑스럽다. 훌륭한 선수다. 그와 얘기하면 유쾌하다. 또한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로, 훌륭한 프로의 자세를 지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러셀 감독은 박찬호가 앞으로 달성할 기록의 중요성을 이해하며, 남은 3주간 그가 팀을 위해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본 궤도 오른 코리안 특급, 올 시즌 중 승수추가 가능성도 충분

박찬호가 8월 초 피츠버그에 합류할 당시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첫 등판에서 6실점, 9피안타를 기록했다. 이렇듯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감독은 7회 이후 중요한 순간에 그를 기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8월20일 이후 박찬호는 피츠버그의 구원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9월13일 이전까지 12번 등판해 단 1실점만을 기록했다. 그 기간의 피안타율은 고작 0.182. 박찬호의 상승세는 러셀 감독이 7회 이후 막상막하 상황에서 박찬호에게 자주 등판 기회를 주도록 유도했다. 러셀 감독은 “이제 박찬호는 본 궤도에 올라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구속도 꽤 좋고, 브레이킹볼의 각도도 매우 예리하다. 지난 주말 신시내티전에서 매우 잘 던져줬다. 자기 스스로도 좋은 컨디션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셀 감독은 박찬호가 불펜에서 우완 투수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고 말한다. 박찬호는 최근 15게임 중 10경기에 출전했으며, 남은 3주간의 정규시즌 동안 더 많은 등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제니퍼 랑고쉬는?

미주리대에서 언론학과 프랑스어를 전공했고 터너방송그룹 인턴을 거쳐 콜럼비아 미주리안 신문에서 스포츠기자를 시작했다. 현재는 MLB.com 소속으로 4년째 피츠버그를 풀커버하고 있으며 올스타전과 2009 월드시리즈 등 빅이벤트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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