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랙] ‘삼성 킬러’ 히메네스 비를 뚫고…7이닝 무실점 히어로!

입력 2010-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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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삼성라이온즈 대 두산베어스 2차전 경기가 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삼성 박진만을 외야플라이로 아웃시키며 무실점으로 호투한 두산 히메네스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대구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두산 히메네스(30·사진)는 8일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PO 1차전을 뼈아프게 역전패하는 바람에 벼랑끝에 선 팀을 구해야할 뿐 아니라 준PO 동안 소진된 불펜진을 위해 긴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비가 내려 두 번이나 경기가 중단된 최악의 상황. 그럼에도 그는 호투로 팀의 PO 첫 승을 일궈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귀중한 1승이었다.

히메네스는 경기 시작 전 비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몸이 식어 1회 박한이∼조동찬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오재원의 호수비가 2번 나오면서 이닝을 실점없이 마무리했고, 2회부터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5회까지 모두 삼자범퇴로 삼성 타자들을 꽁꽁 묶는가 하면, 6회말 45분이나 우천 중단된 후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막았다. 96개의 공을 던졌지만 7회까지 등판해 역투를 펼쳤다. 7이닝 5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덕분에 두산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다. 두산 불펜진은 준PO 5차전까지 가는 혈전으로 지친 상태다. 전날 정재훈이 박한이에게 역전홈런을 허용한 것도 연투 후유증이 컸다.

김경문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중간투수들이 많이 지쳐 히메네스가 길게 버텨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히메네스는 김 감독의 바람대로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진에게 휴식을 줬다. 남은 경기를 치르는데 힘을 비축할 수 있는 시간도 벌어줬다.

게다가 히메네스는 두산으로서는 마지막 카드였다. 팀 투수 중에 삼성전 상대전적이 가장 좋다(4경기 3승, 16탈삼진, 방어율 1.44). 정규시즌과 단기전은 또 다르다고 하지만 삼성 타자들은 페넌트레이스와 마찬가지로 히메네스 볼을 공략하지 못했다. 히메네스의 정규시즌 성적은 14승(5패) 방어율 3.32다. 김선우와 원투펀치로 두산을 이끌었다.

‘연패를 끊어주고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하는 게’ 에이스라고 했다. 비록 준PO에서는 2경기(선발1, 구원1)에 나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방어율 8.10으로 부진했지만 중요한 순간 호투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히메네스 말:“무조건 이긴다 생각”어제 패배가 굉장히 아쉬워 오늘 무조건 이긴다는 자세로 나갔다. 원정에서 1승1패면 잠실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싱커와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다. 또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고 간 게 호투로 이어진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서 개인적 목표는 없고, 오로지 팀의 우승을 위해서 던지겠다.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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