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삼성 수비 물먹인 비…두산, 하늘이 돕다

입력 2010-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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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Rain·雨)

2회 우천중단 배영수 페이스 흔들
6회초엔 ‘유격수 희생플라이’빌미
비내리는 PS…희비 가르는 변수로



● 비(rain)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은 경기 시작 직전부터 쏟아지는 비로 예정됐던 오후 6시에 경기에 돌입하지 못하고 오후 6시 17분에 플레이볼 됐다. 그때도 비가 그친 것은 아니었다. 정규시즌이라면 경기가 취소될 정도였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유남호 경기감독관은 경기강행을 지시했다.

그러나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2회초 1사후 김현수 타석 볼카운트 1-2 상황에서 오후 6시36분∼52분(16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경기 재개 후 김현수에게 볼 2개를 연속으로 던져 볼넷을 내줬지만 김동주를 2루수 쪽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경기 내내 내리던 비는 6회초 두산 공격 때 더 거세졌다. 두산이 3-0으로 앞선 뒤 계속된 무사만루에서 이성열의 희생플라이는 중견수 이영욱이 잡았으면 3루주자가 홈을 파고들기 어려웠다. 그러나 경험이 적은 삼성 유격수 김상수가 빗속에서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과잉의욕을 부리다 추가실점을 허용했다.

6회초 종료 후 오후 8시20분∼9시5분(45분간) 2번째 경기가 중단됐다. 불펜진이 고갈된 두산 벤치는 히메네스를 그대로 올렸다. 첫 타자 현재윤이 좌익선상 안타 후 2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되고, 다음타자 김상수는 볼넷. 이어 박한이의 직선타구가 유격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히메네스의 어깨는 비의 영향을 받았지만 행운이 깃들며 실점하지 않았다.


● 포스트시즌과 비

2004년 현대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9차전.폭우가 쏟아졌지만 이미 무승부가 3차례나 발생해 경기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차례(5분, 10분) 중단. 특히 8회초에 양팀은 비에 울고 웃었다. 현대는 8-5 리드를 지키려고 소방수 조용준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폭우 속에 신동주의 3루수 실책과 대타 박종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로 몰렸다. 그리고 2번째 경기중단. 어깨가 식은 조용준은 조동찬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3루코치가 신동주를 3루에서 제지했다. 이때 1루주자 강명구가 폭우 속에 3루에 선 주자를 보지 못하고 내달리다 아웃. 삼성은1점을 추격하는 데 그쳤다. 현대가 8-7로 이기며 4승3무2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한국시리즈는 비가 우승의 변수로 작용했다. 10승짜리 선발투수가 없었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며 지쳤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에 4-7로 패했다. 그러나 대구 2차전이 비로 하루 연기되면서 두산이 원기를 회복, 2∼4차전과 6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 고지를 밟았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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