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다시 볼 수 없는 명승부] 끈기 투혼 집념 열정…‘미러클 두산’

입력 2010-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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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임태훈…네 역투 기억할게 비록 졌지만 그의 역투는 위대했다. 13일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삼성 박석민에게 끝내기 내야 안타를 허용한 두산 임태훈이 무거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준PO 2패 후 3연승 곰 뚝심
PO서도 집념의 연장 대접전

바닥난 체력에도 ‘허슬’ 투혼
KS 못갔지만 두산도 챔피언!
비록 졌지만 잘 싸웠다. 다시없을 ‘포스트시즌 명승부’는 모두 두산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무릎을 꿇어야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끈기, 승리를 향한 집념과 열정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두산은 올 가을잔치에서 ‘미러클 시리즈’를 각본 없이 써내려갔다. 준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패 후 3연승으로 PO에 진출했고, 삼성과의 PO에서도 1패 후 2승하며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코앞에 뒀다. 그때까지만 해도 2001년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한 뒤 KS우승을 일궈낸 ‘어게인 2001’의 기대를 한껏 모았다.

그러나 팀의 운명이 걸린 4차전, 3회 나온 선발 홍상삼의 악송구와 5회 김선우의 구원등판 때 나온 패스트볼로 대량실점하며 승기를 내줬다. 두산 타자들이 7회 남다른 집중력을 발휘해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2승2패로 승부는 원점. 그렇게 맞이하게 된 5차전에서 두산은 히메네스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손가락 부상이라는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게다가 이미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이었다. 준PO부터 계속되는 1점차 접전이 선수들을 지치게 했다. 매 경기 불펜투수를 총동원하면서 허리에 과부하가 걸렸고, 야수들도 조금씩 지쳐갔다. 그럼에도 두산 선수들은 트레이드마크인 ‘허슬플레이’를 선보였다.

5차전에서도 차우찬과 배영수를 상대로 초반 5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였지만 이미 바닥난 전력으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를 떠나 몸을 아끼지 않은 투혼, 그것만으로 야구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게다가 준PO를 시작할 때, PO를 시작할 때 아무도 두산의 승리를 점치지 않았다. 그때 주장 손시헌은 “우리는 예측을 뒤집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다들 우리가 이기지 못한다고 하니 마음이 편하게 경기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패자는 말이 없다지만 상대적 열세를 뒤엎고 체력적 한계를 뛰어넘는 투혼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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