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유럽 연수기] 6.백승호를 통해 본 유소년팀 “인조잔디서 세계적 선수들 육성”

입력 2010-10-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바르셀로나FC 유소년 팀에 백승호(14)가 소속돼 있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자주 봤고, 부모님과도 인사를 나누는 등 가깝게 지내고 있다. 최근 백승호가 뛴 경기를 한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가서 봤다. 동양인 유소년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인지 바르셀로나TV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18분씩 4쿼터로 진행된 경기에서 백승호는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뛰었다.

바르셀로나 1군과 똑같은 시스템이다. 백승호는 한국에서는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지만 바르셀로나에 와서는 여러 포지션을 경험한 뒤 미드필더로 고정됐다. 팀에서 좋은 역할을 하는 백승호는 장래가 매우 밝아보였다.

백승호의 경기를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이 천연잔디에서만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천연잔디에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U-14, U-15 유소년 팀의 훈련장은 인조잔디다. 그 속에서도 사비, 메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육성됐다. 천연잔디에서 볼을 차야만 좋은 선수를 발굴할 수 있다는 주장이 결코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선수들의 눈빛은 살아있다.

1년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다음 단계로 이어갈 수 있다. 철저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자만이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지속적으로 입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나이는 어리지만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그들의 치열한 경쟁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최종목표는 바르셀로나 1군이다. 그러나 1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클럽시스템의 종착역인 2군 멤버가 먼저 돼야 한다. 2군에 선발돼야만 1군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어려서부터 지속적인 경쟁을 통해서 걸러진 최고의 멤버들이다.

하지만 그들조차 1군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 듯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중도에 탈락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의 숫자도 엄청나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동양인 선수를 일찌감치 육성해 최고의 선수로 키울 수 있는지를 백승호를 통해 시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백승호는 예상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훈련시간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바르셀로나 코칭스태프는 그를 클럽 시스템을 통해 단계적인 성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바르셀로나가 배출한 세계적인 선수에 백승호가 포함되길 기대해본다. <바르셀로나에서>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