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협회, 서울대가 공동으로 설립한 베이스볼아카데미가 최근 시작됐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부설 베이스볼아카데미는 야구전문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국내 첫 교육기관이다.
야구지도자들도 개인의 경험이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야구이론과 지도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야구는 포지션별 전문성 때문에 선수출신이라 하더라도 자기 포지션이 아닌 경우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투수출신이 타격을 가르치려고 해도, 대상이 중학교 선수 수준 이상이라면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야구다.
그동안 우리 야구계는 제대로 된 야구아카데미나 지도자 자격증 제도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시장 확대와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한국야구가 세계 3대 리그의 하나로 자부하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보다 선진화된 아카데미와 지도자 자격증 제도는 필수적이다.
MLB, NPB 그리고 KBO는 궁극적으로 야구의 세계화를 구축해야할 의무를 가진 조직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 일본, 대만을 제외하면 야구의 저변이나 수준이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이런 나라들에 야구를 보급하고 지도자를 파견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전수하기 위해서라도‘서울대 베이스볼아카데미’같은 연수 프로그램은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만 하더라도 아시아축구연맹과 연계해서 KFA 3급부터 1급(AFC C-A급과 동격)까지의 지도자 과정, 그리고 2007년부터는 S급( AFC P급)까지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야구계 일부에서는 이러한 연수프로그램의 이수에 대해 ‘집단적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지도자가 한 달 정도 팀을 비우는 것이 어려운 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향후에는 권역별 연수프로그램 개설이나 주말수업 또는 집중수업을 통해 이런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
단지 안타까운 것은 연수 프로그램을 대하는 지도자들의 닫힌 마음이다. 축구계 지도자들은 시간이 남아서 3급부터 S급까지 그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가. 아니다. 결국에는 자기발전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스포츠가 선진화된 리그는 예외 없이 지도자 연수프로그램과 자격증제도를 두고 있다.
한국 야구계가 이제야 제대로 된 교육기관을 만든 것이 만시지탄의 감은 없지 않으나,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서울대 베이스볼아카데미가 이제 첫 선을 보이고,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향후 한국야구계를 선진화시키고 이론적 토대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동시에 그러한 의무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