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2년 안에 유러피언투어 진출 목표”

입력 2010-1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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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김준이 가족들과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아버지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김준, 배구 국가대표 출신의 어머니 임경숙 씨.

■ 프로 첫발 내딛는 현대캐피탈 김호철감독 아들 김준

아빠따라 골프장갔다 운동 시작
유러피언 3부 격인 ‘압스’서 활동
내년엔 랭킹 5위이내 진입 노려
“앞으로 2∼3년 골프로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아들 김준(23)이 프로골퍼로 첫발을 내딛는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유러피언투어 3부 격인 압스(Alps) 투어에서 뛰게 된다. 최종목표는 2012년 유러피언투어 진출이다.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김준을 만났다.

에도아드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 형제, 마테오 마나세로 등 이탈리아 골프는 최근 거물급 스타를 잇달아 배출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잉글랜드, 아일랜드, 스페인, 독일에 버금가는 골프강국이다.

김준은 이탈리아 골프 국가대표를 지낸 유망주다. 몰리나리 형제와 같은 대표팀 소속이었고, 마나세로와는 아마추어 때부터 같이 활동했다.

현재 바도바 외국어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준은 작년 아마추어를 끝내고 프로로 전향했다. 골프로 승부를 걸어보기 위해서다.

화려한 출발은 아니다. 우선은 3부 투어에서 시작한다. 지금 유러피언 투어에서 스타가 된 대부분의 선수들도 이 곳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았다.

“연중 30개 정도 대회가 열리는 데 내년에 23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우선은 랭킹 5위 이내에 들어 유러피언투어 Q스쿨 1차 예선을 면제 받는 게 목표다.”

유러피언 투어 역시 미 PGA 투어처럼 Q스쿨을 거쳐야 한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진행되는 1차 지역 예선과 2차 예선, 그리고 3차 예선을 모두 통과해야 유러피언 투어에 진출할 수 있다.

김준은 차곡차곡 올라갈 뜻을 내비쳤다. 2년 전 국내 프로대회에서 한 차례 쓴 경험을 한 것도 좋은 약이 됐다. 신한동해오픈에 초청선수로 출전했지만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컷 탈락했다.

“그때는 여러 가지에서 부족했다. 한국의 골프환경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고 처음 만난 캐디와도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해 대회 준비가 미흡했다. 하지만 또 다시 기회가 온다면 이번에는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김준은 대회 이틀 전 겨우 2번 대회 코스에서 연습라운드를 하고 경기에 나섰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났다고 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 아빠,엄마 따라 골프채 잡은 게 인연

김준이 골프를 시작한 건 우연한 계기다.

골프를 좋아하던 김호철 감독과 엄마 임경숙 씨를 따라 골프장에 갔다가 몇 번 골프채를 휘둘러본 뒤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

김 감독은 “경기가 없을 때 아들을 데리고 골프장에 자주 갔었는데 어느 날 본인도 골프를 하고 싶다고 하기에 그래서 시키게 됐다. 11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아 13살 때 선수가 됐다. 그 전에는 같이 골프를 치면 내가 이겼는데 선수가 된 후로는 이겨보질 못했다”고 했다.

김준은 골프를 하기 전 배구와 수영, 농구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골프를 선택했다. “골프가 유독 재미있었다. 특히 타이거 우즈라는 우상이 생기면서 골프의 매력에 더 빠지게 됐다. 방안을 전부 우즈 사진으로 도배해 놓고 스윙을 따라하기도 했다. 정말 대단한 선수다. 많은 챔피언 중에서도 우즈는 진정한 챔피언이다. 특히 우승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대회에서는 기필코 챔피언에 오르는 모습은 본받을 점이다.”

프로로 새 출발을 하게 된 아들에 대해 김 감독은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인이지만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한국인 특유의 기질이 모자란 것 같다.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다. 프로로 전향한 이상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길 바란다. 상대가 있는 경기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 어떤 상대도 꺾을 수 없는 게 운동이다.”

연말을 맞아 모처럼 귀국한 김준은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 뒤 27일 이탈리아로 떠날 예정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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