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기자의 여기는 상파울루] 감독 킬패스·코치 슛…왕년의 ★, 승부욕은 그대로

입력 2011-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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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코칭스태프와 피라시카바 시 공무원의 친선 풋살이 끝난 뒤 바르자스 네그리 시장과 최강희 감독, 이철근 단장(맨 왼쪽부터)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최인영 인터셉트, 신홍기 드리블, 최강희 킬 패스, 이흥실 슛∼ 골!!!

전북 현대 코칭스태프가 총출동했다. 벤치가 아닌 필드다. 직접 그라운드를 누비며 땀을 흘렸다. 전북 모기업 현대자동차를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2월 초 브라질 상파울루 피라시카바 시에 자동차 공장 기공식을 갖는다. 공장을 지으려면 현지 공무원들과의 협력이 필수다.

친선도모를 위해 27일(한국시간) 피라시카바 시 공무원 축구 팀과 7대7 풋살 경기가 벌어졌다. 전북이 올해 동계 전훈지로 브라질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북 이철근 단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모 기업 홍보와 자동차 판매에 축구단의 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발 벗고 나서겠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전북이 아시아쿼터를 활용해 꾸준히 중국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 공략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작년까지 수비수 펑 샤오팅이 있었고 올 시즌에도 미드필더 후앙보원을 데려왔다. 최강희 감독도 구단 방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명목상 친선 경기였지만 불꽃이 튀겼다.

이들은 비록 공무원이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의 피가 흐르고 있다. 모두가 15∼16세까지 축구를 배워 선수급 실력을 갖췄다.

1쿼터에 현대자동차 현지 법인 직원들이 나섰다가 일방적으로 밀렸다. 이대로 질 수는 없었다. 2쿼터에 전북 코칭스태프가 투입됐다. 전원이 한국 국가대표 출신들. 말 그대로 ‘드림팀’이다. 그제야 경기가 팽팽했다.

비록 나이는 40∼50대지만 젊은 시절 한 가락 했던 발놀림이 나왔다.

신경전도 치열했다. 신 코치는 상대 선수와 몸싸움 끝에 말다툼까지 벌였다. 결국 2,3쿼터를 뛴 전북 드림팀은 뒤지던 경기를 7-4로 역전시켰다.

피라시카바 팀이 이렇게 열세를 보인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 듯 했다. 바르자스 네그리 시장은 경기 후 축사를 하면서 “오늘 너무 즐겁지만 축구를 져서 아쉽다”고 재차 삼차 강조했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자존심이 퍽 상해 보였다.

경기 중 신 코치와 말다툼을 벌인 이는 시 건설국장이었다. 자동차 공장과 관련해 시장보다 오히려 더 끗발 있는 직책이다. 전북 코칭스태프들은 “우리가 도와주러 왔다가 일을 더 망친 것 아니냐”며 한바탕 웃었다.

상파울루(브라질)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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