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개막전 선발 신경 안써” 승엽 “오카다 믿음 보답할 것”

입력 2011-03-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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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박찬호. 스포츠동아DB

오릭스 박찬호(38)와 이승엽(35)이 가족동반으로 소주를 마시며 정을 나눴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함께 훈련을 시작한 지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가족들끼리 만날 여유가 없었다. 2월 1일부터 미야코지마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뒤 곧바로 시범경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범경기도 바깥에서 진행됐다.

8일 니혼햄전이 본거지인 오사카에서 열린 첫 경기였다. 가족들도 3월초에 들어와 그동안 집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구단에서 제공한 이들의 집은 오사카와 인접한 고베 지역의 아파트. 한국인 선수들이 의지하며 살 수 있도록 바로 위층과 아래층에 마련해줬다.

그래서 박찬호가 9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지바롯데와의 시범경기를 마친 뒤 이승엽 가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가족들끼리 인사하며 친분을 쌓는 조촐한 시간을 마련했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은 늘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박찬호는 10일 라쿠텐전을 앞두고 한국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오랫동안(17년간) 있으면서 한국선수와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었다”면서 “처음 일본에 온 뒤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많이 적응했다.

생활면에서 이승엽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승엽이가 보통 선수인가. 한국에 가지 않았지만 한국처럼 빨리 적응하고 있다”며 웃었다.

외로움을 느끼기는 선수 가족도 매한가지다. 특히 박찬호의 아내 박리혜 씨나 이승엽의 아내 이송정 씨 모두 오사카는 연고가 없다. 이승엽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7년간 생활했지만 그동안 지바와 도쿄에서 살았다.

박찬호의 아내 박리혜 씨도 재일교포지만 성장했던 곳은 도쿄였다. 첫 오사카 생활에서 아내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든든한 벗이 생겼다. 이승엽의 아들 은혁(6)과 박찬호의 두 딸 애린(5), 세린(3)은 비슷한 또래다.

야구선수들은 원정경기를 떠나면 가족이 그립고, 걱정된다.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두 가족이 같은 아파트 아래위층에 살기 때문에 박찬호와 이승엽은 과거와는 달리 마음이 한결 더 편해질 수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찬호는 개막전 선발과 관련해 “감독이 결정하실 문제다”면서 “개막전 선발로 나간다는 것은 일본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고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개막전 1경기가 팀 우승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144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다. 우선 1승부터 하고 매 경기에 집중해 많은 승리를 거두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오카다 감독이 시범경기 성적에 연연하지 말라고 했다. 오히려 지금 안 좋은 모습을 보여야 고칠 수 있다고 했다. 나야 고맙다”면서 “시즌 마지막게임까지 오릭스 1루수를 지키도록 하겠다”며 감독의 믿음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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