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서울국제마라톤] 압데르라힘 굼리 “아, 비만 아니었다면…”

입력 2011-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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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굼리 2시간9분11초 우승

체감온도 영하권 저체온증 악재
날씨 좋았다면 2∼3분 당겼을 것
몽골에서 날아온 황사를 씻어준 고마운 봄비였지만 마라토너에게는 엄청난 복병으로 작용했다. 출발시 최저 기온 섭씨 2.9도에 초속 2.9m의 북동풍을 동반한 봄비는 선수들의 근육을 굳게 했다. 레이스를 마치고도 섭씨 3.4도. 이렇다보니 체감 온도가 영하로 떨어졌다. 유망주 김민(건국대)은 케냐의 건각들과 잘 달리다 25km 지점에서 저체온증을 일으켜 응급차 신세를 졌다. 지난해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2시간6분49초)을 세우며 우승한 실베스터 테이메트를 포함해 보니파세 무에마 음부비 등 케냐의 건각들도 일찌감치 레이스를 포기했다.

임상규 삼성전자 여자 마라톤 감독은 “비만 아니었다면 최대 2, 3분은 당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가 왔음에도 압데르라힘 굼리(모로코)가 2시간9분11초, 정진혁(건국대)이 2시간9분28초를 기록한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진혁의 깔끔한 레이스는 돋보였다. 이번이 풀코스 세 번째 도전인 정진혁은 페이스메이커인 폴 키프로프 키루이(케냐)의 뒤를 잘 따라가는 전략을 펼쳤다. 정진혁은 키루이가 30km 지점에서 빠지자 이날 1위를 차지한 굼리와 4위를 한 웨가예후 기르마(에티오피아)를 따돌리고 먼저 스퍼트를 했다.

하지만 스퍼트를 너무 일찍 한 게 발목을 잡았다. 정진혁은 잠실대교를 넘어선 약 36km 지점에서 굼리에게 역전을 당했다.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로베 구타와 중국의 웨이야난이 초반부터 줄곧 선두권을 지키며 레이스를 펼친 끝에 1, 2위를 차지했다. 국내부의 정윤희(대구은행)와 이선영(SH공사), 이숙정(삼성전자)은 35km까지 나란히 달리다 이후 정윤희가 스퍼트해 두 라이벌을 따돌리고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잠실|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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