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부 국내1위…오뚝이 정윤희
여자 국내 1위, 국제 3위를 차지한 정윤희(28·대구은행·사진)의 마라톤 인생은 한 마디로 오뚝이 같다. 정윤희는 마라톤 데뷔 무대인 2002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국내 2위, 국제 3위를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였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와의 격차를 절감하며 23위에 그친 뒤 발목 부상까지 찾아와 사실상 3년을 쉬었다. 첫 번째 위기를 눈물겨운 재활로 이겨낸 정윤희는 2008년 경주동아국제마라톤에서 당당히 국내 2위(2시간37분15초)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마라톤 인생에 서광이 비치는 듯 했지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2009년 대표팀 훈련 중 종아리 근육이 파열돼 다시 은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하지만 정윤희는 다시 재활과 훈련에 매진했고 지난해 경주 동아국제마라톤에서 2시간32분9초로 1위를 하고 이날 국내 1위를 차지하며 재도약했다.
결승점을 통과한 뒤 다리를 절뚝거리며 선수대기실로 향한 정윤희는 “30km 지점부터 종아리가 아파 1등은 상상도 못했다. 35km 내리막에서 (이)선영이 언니를 떠보기 위해 치고나갔는데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윤희의 오뚝이 마라톤 인생의 뒤에는 10년 열애 끝에 2009년 결혼한 남편인 민지홍(한국조폐공사)의 외조가 있었다. 정윤희는 “남편이 없었다면 계속된 부상을 이겨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해 복귀 무대엔 페이스메이커를 자청해 풀코스를 함께 뛰기도 했다”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정윤희-민지홍 마라톤 커플은 남편의 군 입대와 연이은 훈련 때문에 못 올린 결혼식을 12월 치를 예정이다.
잠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