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서울국제마라톤] ‘포스트 황영조’ 21세 정진혁 떴다

입력 2011-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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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뚫고 2시간9분28초…깜짝 2위
풀코스 3번만에 대기록…육상계 흥분
한국 마라톤 기록의 산실인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2회 동아마라톤대회가 이번엔 깜짝 샛별을 배출했다.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에 이르는 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신예 정진혁(21·건국대3·사진)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각축을 벌인 끝에 국내 대학생 역대 최고기록을 세우며 2위에 올랐다.

30km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정진혁은 36km 지점을 지나면서 압데르라힘 굼리(35·모로코)에게 추월을 허용했지만 2시간9분28초로 자신의 이전 최고 기록(2시간10분59초)을 1분 이상 단축했다. 굼리는 2시간9분11초의 기록으로 생애 첫 국제마라톤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정진혁의 기록은 국내 마라톤 사상 대학생 최고 기록. 종전 기록은 1996년 경주에서 열렸던 제67회 동아국제마라톤 대회에서 당시 건국대생이던 김이용(38)이 세웠던 2시간9분36초.

풀코스 도전 3번째 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선수로 두각을 나타낸 정진혁은 2시간 5분대 및 6분대의 기록을 지닌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레이스에서 전혀 밀리지 않으며 차세대 한국 마라톤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고등학교 시절 중장거리 선수로 뛰었던 정진혁은 지구력과 스피드를 겸비했기 때문에 경험만 축적한다면 국내 최고 수준의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완주할 때마다 기록을 큰 폭으로 단축하고 있는 정진혁은 한국마라톤의 영웅 황영조 이봉주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진혁은 현역 선수 중 2시간8분30초의 국내 1위 기록을 지니고 있는 지영준(30·코오롱)과 향후 치열한 라이벌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가 예정이었던 지영준은 고열을 동반한 감기 몸살로 출전하지 못했다.

여자부에서는 로베 구타(25·에티오피아)가 2시간26분51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위는 2시간27분13초를 기록한 웨이야난(30·중국)이 차지했다. 한국 여자 마라톤 간판 스타 정윤희(28·대구은행)는 2시간32분26초로 3위에 올랐다.

이날 대회에는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35개국에서 1100여명이 마스터스 부문에 참가했다. 국내 마라톤 대회 사상 해외 마스터스 참가자들이 1000명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출발 당시 기온은 섭씨 2.9도, 초속 2.9m의 북동풍이 불고 비가 내렸지만 2만4000여명의 마스터스 참가자들은 서울 도심을 달리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잠실|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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