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안방마님 조인성(왼쪽)이 잠실 넥센전 6회말 서동욱의 싹쓸이 3타점 3루타 때 먼저 득점한 뒤 뒤따라 홈을 밟은 후배 유격수 이학준을 격려하고 있다.
■ LG 조인성
넥센전 3점포 폭발…팀 3연승 견인
6회 버스터로 상대 흔드는 중전안타
투수 리드도 빛나 “역시! LG의 보배”
2010시즌은 조인성(LG)의 야구인생에 큰 이정표를 세운 한 해였다. 프로 13년만에 처음으로 3할 타율(0.317)을 기록했고, 홈런(28개)도 생애 최다였다. 타점은 107개를 올리며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 100타점’을 달성한 포수가 되기도 했다. 넥센전 3점포 폭발…팀 3연승 견인
6회 버스터로 상대 흔드는 중전안타
투수 리드도 빛나 “역시! LG의 보배”
하지만 그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몸을 숙였다. 그리고 부상으로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지 못했던 지난 시즌 스프링캠프와는 달리,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올시즌을 착실히 준비했다.
● LG 클러치히터, 2년 연속 100타점 시동
시즌 전, 조인성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양면적이었다. “간결한 테이크백과 강력한 임팩트, 부드러운 폴로스루, 향상된 배트컨트롤 등 분명히 타격에서 눈을 떴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지만, “지난시즌이 커리어 하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시즌초반, 지난 시즌 못지않은 타격감을 과시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29일 잠실 넥센전에서도 0-0이던 2회말 비거리 125M의 결승 3점홈런(시즌5호)을 비롯해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3연승의 주역이 됐다. 시즌 5호를 기록한 조인성 덕분에 LG는 6개의 박용택과 함께 홈런 1,2위를 보유하게 됐다.
조인성은 또 3-2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6회말 무사 1·2루에서 버스터(번트에서 강공으로 타격자세를 바꾸는 것)로 상대내야를 흔들며 중전안타를 만드는 장면을 연출해, 장거리포는 물론이고 작전수행능력까지 갖춘 전천후 타자가 됐음을 증명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지난 시즌 이상의 홈런과 타점도 가능하다. 28일까지 조인성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0.367이다. 2아웃 이후(0.379)와 7∼9회(0.435) 타율 등의 통계도 클러치히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 불방망이 속에서 투수리드도 빛났다
조인성은 “아무래도 투수리드에 대한 연구를 하다보면, 타석에서 노림수가 좋아지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 양상문 해설위원도 “확실히 리드가 달라졌다”고 칭찬했다. LG 선발 리즈가 가장 믿는 동료로 꼽는 조인성은 2스트라이크 이후 유인구를 요구하기보다는 힘있는 직구로 넥센 타자들을 몰아붙였다. 넥센 타자들은 다소 높은 직구에도 배트를 휘두르며 조인성의 꾀에 말려들었다. 리즈는 경기초반 제구력이 불안했지만, 조인성의 안정된 리드 속에서 결국 6.1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조인성 같은 포수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리즈의 말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 코멘트= (2회 홈런 상황에 대해) 상대가 병살을 노리고 몸쪽 공을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몸쪽 하나만 노렸는데 실투가 들어왔다. 내가 홈런타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중장거리타자다. 홈런보다는 필요할 때 타점을 올려서 동료들을 편하게 해주는 타자가 되고 싶다.
잠실|전영희 기자 (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