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삼성전 결승타 포함 3안타 불꽃타
경기장 찾은 아내에게 희망 메시지
3일 삼성전이 끝난 뒤 ‘히어로 인터뷰’를 위해 팬들 앞에 선 그는 아이들과 함께 사직구장을 직접 찾은 부인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서방, ‘단디’ 하고 있다. 걱정마라”고 외쳤다. 스탠드에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는 “후배인 김사율이 ‘지긋지긋한 4월이 갔다’고 했던 말처럼, 지금까지의 모든 결과는 과거일 뿐이다. 이제 5월이다. 새롭게 시작하겠다.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경기장 찾은 아내에게 희망 메시지
롯데 캡틴 홍성흔(35·사진)이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로 팀의 시즌 첫 2연승을 이끌었다. 마운드에서 송승준이 6.2이닝 1실점으로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면, 3안타를 날리며 한동안 움츠렸던 타선에 불을 다시 지피며 주춧돌 역할을 한 주인공은 홍성흔이었다.
0-0이던 4회 1사 1·2루서 타석에 선 홍성흔은 삼성 선발 차우찬으로부터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결승 2루타를 뽑았다. 그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롯데는 4회에만 4점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한번 분위기를 탄 홍성흔은 6회와 8회 잇달아 안타를 터뜨리며 시즌 개인 3번째 ‘3안타 게임’을 완성하고, 타율도 0.303으로 끌어올렸다.
시즌 개막 이후 손아섭의 부상, 이승화의 부진 등으로 예상보다 좌익수 선발출장 기회가 늘어나면서 심리적·체력적으로 부담을 느꼈던 게 사실. ‘팀을 위한 최선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수비 부담은 방망이 부진으로 이어졌고, 지명타자로만 나선 최근 9경기에서 완만한 타격 상승세를 보이며 예의 ‘호쾌한 타격’을 자랑하는 홍성흔으로 돌아왔다.
“당장 내일이라도 (이)대호가 수비를 할 수 없는 처지라면 내가 좌익수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홍성흔은 “지명타자로 나서는 동안 92kg까지 떨어졌던 몸무게가 다시 2kg 불었다. 의도적으로 하체 힘을 기르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더 신경을 썼고, 먹는 것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하체 힘이 흐트러졌던 밸런스와 타격감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아직까지 홈런을 생산치 못하고 있는 그는 “홈런을 노리다 보면 다시 밸런스가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큰 것을 노리지는 않는다”면서 “홈런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제 5월이다. 치고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또 한번 강조하면서….
사직|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