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꼴찌 강원만 만나면 진땀
이겼어도 만족할 수 없었다. 21일 ‘꼴찌’ 강원과의 K리그 11라운드 홈 대결에서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단 한 골 수확에 그친 전북 최강희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전북은 전반에만 14회 슛을 퍼부었고, 총 26회를 시도했다. 여기에 유효 슛은 13회에 달했다. 고작 9회 슛에 불과한 강원을 압도했다. 전반 24분 터진 로브렉의 결승골이 전북을 살렸다.
내심 불안했다. 킥오프를 앞두고 만난 최 감독은 “이번에도 지면 정말 징크스가 된다”고 잔뜩 경계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전북은 강원에만 홈 2연패를 당했다. 강원 창단 해인 2009년과 작년에 한 번씩 승점 3을 헌납했다. 일종의 트라우마가 작용할 수 있음을 은연중 내비친 셈이다. 여기에 최근 흐름도 최 감독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강호를 만났을 때와 약체를 만났을 때 느껴지는 선수단 분위기가 크게 다른 탓이다. 주중 FA컵 32강 라운드에서 전북은 경희대를 만나 2-1로 간신히 이겼다. 그나마도 거의 베스트를 투입하고 얻은 역전승이었다. 최 감독은 “수원, 서울, 포항처럼 상대적 강팀을 만나면 선수들의 눈빛부터 다르지만 약체를 만나면 조금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팀 분위기다.
그래서일까. 포항전 2-3 역전패 못지않게 강원전 신승이 쓰라렸다.
최 감독은 “강원의 경기력이 나쁜 건 아니지만 우리 집중력이 떨어졌고, 내용이 산만했다. 이긴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부분부터 균열이 생기면 발전할 수 없다”고 선수들에 일침을 가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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