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는 이승현.
하지만 최경주의 우승을 마냥 축하만 할 수 없는 곳이 있었다. SK텔레콤오픈과 같은 기간, 게다가 같은 제주도에서 대회를 연 KLPGA 투어 러시앤캐시 채리티클래식이다.
모든 관심이 최경주에게 쏠리면서 흥행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아프로 파이낸셜 그룹은 흥행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러시앤캐시 채리티클래식은 성공리에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 안에는 스폰서의 헌신적인 노력이 숨어 있었다. 이번 대회는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치러졌다. 마치 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에서나 볼 수 있는 파격적인 대우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회 기간 디펜딩챔피언에게는 호텔 스위트 룸과 고급 승용차를 제공했고, 골프장에는 챔피언 전용 주차공간까지 마련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했다. 챔피언이 아닌 선수들에게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공식 연습일 때 선수들이 지불해왔던 비용을 모두 스폰서에서 지원해줬고, 대회 기간 중 운영한 드라이빙 레인지는 선수들을 위한 공간으로만 이용했다. 이 비용도 전액 스폰서에서 부담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선수 전용 라운지를 설치하고 선수와 캐디, 가족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스폰서의 전폭적인 지원에 선수들은 멋진 경기로 보답했다. 행운도 겹쳤다. 대회 마지막 날 SK텔레콤오픈이 짙은 안개로 취소된 반면, 러시앤캐시 채리티클래식은 이보미, 장지혜, 이승현이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시작은 조용했지만 멋진 반전으로 끝이 좋았다. 스폰서와 선수들이 하나가 됐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다.
사진제공|KLPGA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