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DB.
“나 벌 받나봐.”
17일 대전구장. 훈련하던 선수들을 지켜보던 한화 한대화 감독이 푸념하듯 한마디를 내뱉었다. 최대고민, 3루수 때문이었다. 한 감독은 사령탑을 맡은 후 ‘3루수’와 전쟁을 치르다시피 했다. 3루수였던 이범호가 일본 소프트뱅크행을 택했고 국내로 돌아온 후에도 친정팀이 아닌 KIA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6월에는 주전 3루수 송광민이 갑작스럽게 군에 입대하며 빈 자리를 메우느라 진땀을 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 감독은 선수시절 국내에서 최고 3루수였다. 1986년 OB에서 해태로 트레이드된 후 한 팀에서 8시즌을 뛰며 총 7번의 골든글러브(3루수 부문)를 받았다.
당시 최고의 ‘해결사’로 명성을 떨치며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도 6번이나 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가 있었다. 팀내 3루수 후보들이 감히 주전자리를 넘보지 못했던 것이다.
한 감독은 “그때 나 때문에 피해를 본 3루수가 많았잖아. 그 벌을 감독되고 받나봐”라고 웃고는, 타격훈련을 위해 덕아웃을 나서는 이여상 전현태를 향해 “우리 3루수들”이라며 기를 한껏 불어넣었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이날 두산전에서 9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여상이 3-2로 앞선 4회말 1사 2루에서 2점홈런을 때려내며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대전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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