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볼보다 더 커진 스몰볼 SK·삼성·KIA “잘나갑니다”

입력 2011-06-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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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Speed=Strong’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음미할만한 말을 했다. “스몰볼을 해서 강팀이 아니라 강팀이어야 스몰볼이 가능하다.” 스몰볼은 대량득점보다 1점에 집착하는 야구다. 1점을 지킬 능력치가 안 되는 팀이 1회 번트나, 도루처럼 선취점에 집착하는 것은 미련한 짓에 가깝다. 그런 맥락으로 머니볼(혹은 빅볼)에서 중시하는 OPS(출루율+장타율의 합)는 한국 프로야구 순위에 별 상관관계가 없다. 오히려 팀방어율이나 팀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등 투수 지표가 훨씬 더 정확하게 순위를 반영한다.

프로야구 트렌드 세터인 SK의 OPS는 7위 두산과 똑같다. 그러나 SK는 79개의 희생타(번트)를 댔다. 또 SK의 속도 중시나 수비 집착은 유별나다. 이것이 가리키는 바는 곧 SK 야구의 핵심이 불펜에 있다는 것이다. 적게 얻어도 더 적게 내줘서 이기는 패턴이다. 적의 전력 출혈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이점도 발생한다.

삼성은 번트 감소를 스피드(도루 1위)로 커버하고 있다. 삼성은 한창 때 두산을 닮아가지만 두산보다 훨씬 좋은 불펜을 보유하고 있다. KIA는 선발야구를 구사하나 벤치워크는 SK와 유사 스타일이다.

빅3와 대비되는 컬러인 롯데의 희생타는 18개밖에 안 된다. 번트에 미숙한데다 번트로 효용을 볼 수 없는 구조다. LG도 하락추세다. LG는 스피드와 디테일에서 롯데보다 낫지만 이대형 등 빠른 선수들이 빠지자 누수현상이 생기고 있다. 두 팀은 홈런 1·2위지만 얻는 것보다 퍼주는 것이 더 많아 중반 이후 접전에서 심리적 한계를 갖는다.

결국 빅볼이 스몰볼을 이기려면 초전박살밖에 없는데 쉽지 않은 노릇이다. 축소지향의 야구가 주류를 점하면서 ‘스몰볼=스마트볼’로 인식되고 있다.

김영준 기자(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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