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범을 만든 건 윤성효의 눈

입력 2011-08-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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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시즌 마치고 제주 이적 날벼락
윤성효 감독 부임 후 다시 불러 중용
FA컵 4강 연장서 짜릿한 한방 보답
친정 복귀에 태극마크 행운 겹경사
수원 삼성 박현범(24)은 24일 FA컵 4강 울산과의 경기를 마친 뒤 얼굴이 상기됐다. 그는 연장 후반 결승골로 팀의 결승진출을 책임졌다. 프로에 데뷔했던 수원으로 1년 6개월 만에 복귀해 터트린 첫 골이었기 때문에 더 감격스러운 듯 했다.

“프로 데뷔 후 첫 골 넣은 것처럼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적 후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는데 계속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다.”

그는 2009시즌을 마치고 수원에서 제주로 이적할 당시 크게 충격을 받았다. 팀이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흘렸다. 그래서인지 수원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박현범은 지난 달 친정팀으로 복귀할 길이 열렸다는 소식에 많이 놀랐다고 했다.

“지난해 윤성효 감독님이 수원에 부임한 직후 ‘나라면 현범이 안 보냈다’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수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수원에 갈 수 있다고 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루 동안 고민 끝에 큰 팀에서 다시 경쟁해보고,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고교 시절부터 박현범을 눈여겨봤던 윤성효 감독은 박현범을 데려오자마자 중용했다. 윤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숭실대 감독을 지낼 때도 영입하고 싶었는데 이루어 지지 않았다. 수원에 뛰는 모습도 자주 봤다. 그래서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올해 1월부터 꾸준하게 박현범 영입을 팀에 요청했다고 한다.

윤 감독은 박현범에게 중원의 사령관을 맡겼다. 박현범은 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수원이 후반기에 상승세를 타는데 일조했다. 그 덕분인지 대표팀에도 부름을 받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전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박현범은 “이전에도 간혹 대표팀에 뽑히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경쟁해보고 싶다. 계속해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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