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수염도사, 호랑이 잡고 세번 웃었다

입력 2011-09-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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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러스 | 롯데 사도스키

6.2이닝 1실점…초반부상 딛고 V10
롯데 2위 올리고 KIA전 4연패도 탈출
“수염? 중년 아줌마팬들 위해 길러요”
롯데 용병 사도스키는 8개 구단 선수 중 가장 한국말을 잘 하는 선수다.

집에서 사직구장까지 어떻게 출퇴근 하느냐고 물으면 한국말로 “그냥 걸어서”라고 답할 정도. 백인인 그는 골격도 크지 않고, ‘미스터 빈’이라는 별명에서 느껴지듯 외모도 강인하지 않다. 사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 운동 선수 같은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런 그는 요즘 수염을 제법 기르고 있다. 스스로는 “40대, 50대 아줌마 팬을 위해서…”라고 웃지만 마운드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그런 것 같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수염을 기르며 ‘강인한 외모’로 등장한 덕일까. 사도스키가 KIA전 최근 8경기 무승 4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장원준 송승준에 이어 팀내 세 번째 두자리 승수 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1일 사직 KIA전에 나선 사도스키는 6.2이닝 1실점의 빼어난 호투로 10승째(7패)를 수확했다. 시즌 초 연이은 부상으로 제대로 등판을 하지 못했던 것을 떠 올리면 빠른 페이스다. 시즌 20번째 등판에서 10승 고지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목동 넥센전 6.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9승에 도달한 뒤 아홉수 없이 단번에 두자리 승수에 오르는 기쁨이었다.

직전까지 8게임 무승 4패 기록이 보여주듯 그동안 사도스키는 KIA전에서 유독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전날까지 KIA전 3게임에 거둔 성적은 2패에 방어율 11.12. 그동안 처참할 정도로 얻어 맞았던 아픈 기억을 떨쳐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역투였다. 6회 1사 1루에서 상대 4번 나지완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남은 물론이고 동료들의 도움도 받는 행운도 따랐다.

5회 2사 1·2루 위기에서 3루수 황재균이 상대 타자 이용규의 직선 타구를 껑충 뛰어올라 잡아냈고, 7회 2사 2·3루 위기에서 등판한 다음 투수 강영식은 대타 최희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사도스키의 승을 지켰다.

사도스키는 “10승 고지에 오른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오늘 경기에 이긴 것에 만족한다”면서 “내가 나가는 경기에 팀이 승리했다는 게 좋을 뿐”이라고 했다. “수비 등에서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 고맙다”고 밝혔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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