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927 김천실내체육관 우석여중 1학년 강보경 김천|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정현국 감독에게 물어보니 “2002년 창단됐고, 쭉 7∼8명의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부터 인적 자원이 부족해 선수수급이 힘들다”고 속사정을 털어놓더군요. 힘든 운동을 귀한 딸에게 시킬 부모가 흔치 않겠죠. 이런 세상에 “유도가 하고 싶다”고 정 감독을 먼저 찾아온 선수가 놀랍게도 최종전에서 속절없이 졌던 작고 예쁘장한 1학년 소녀선수 강보경(사진) 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유도 대회에서 하얀 띠(초급자)를 메고 실전에 나온 선수는 보경이가 처음이었습니다. 정 감독에게 물으니 유도 입문한지 이제 3개월이라고 하더군요.
보경이네 집은 오빠 하나만 있을 뿐 딸은 보경이 하나입니다. ‘당연히’ 부모님은 지금도 보경이가 유도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럼에도 보경이는 나홀로 유도장을 다닙니다. ‘왜 하느냐’는 물음에 돌아온 답변에선 기특함마저 느껴집니다. “드라마 ‘구미호’를 보고 정했는데 꿈이 나중에 액션배우가 되는 거예요. 아니면 경호원을 할 거고요.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준비하는 거예요.”
장래 보경이가 유도로 대성할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 나이에 꿈을 위해 유도를 도약대로 삼는 그 당찬 실행력엔 ‘감명’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이 작은 아이가 한국 여자유도 저변 확대의 길을 알려주는 마스코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