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3D 분석] SK 안치용, 0의 행진 종결자…“난, 난세의 영웅”

입력 2011-10-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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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영웅’이 SK를 구했다. SK 안치용이 3차전 6회초 1사 만루서 KIA 유동훈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덕아웃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광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차전 대타로 동점 솔로홈런…역전 V 발판
이만수 ‘감의 야구’ 3차전 선발출장 승부수
6회초 2타점 결승타…해결사 ‘용’이 떴다!


#2010년 7월28일. SK는 LG에 박현준, 윤상균, 김선규를 내주고 안치용 최동수 권용관 이재영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 트레이드는 1년이 훨씬 흐른 지금까지도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LG의 핵심선발로 떠오른 박현준을 잃은 과실과 SK의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과업 사이에서 가치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 7월 하순 이후에 SK에는 할 말이 하나 더 늘었다. 안치용이 SK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SK 민경삼 단장은 당시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안치용을 받아온 것”이라 했는데 1년여가 흘러서야 SK를 구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SK 김성근 전 감독은 7월20일 대구로 부른 안치용을 돌연 중용하기 시작했다. 타선의 체질개선을 꾀한 것인데 곧바로 8월5일 문학 KIA전까지 11연속경기안타로 화답했다. 이후 9월까지 두 달 조금 넘는 기간(54경기)에서 안치용은 12홈런·34타점을 몰아쳤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훈련을 하지 않는 게으른 천재에서 훈련밖에 모르는 노력하는 천재로 변했다”고 이 시절의 안치용을 요약했다.

#이런 안치용이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2차전에 내리 선발에서 빠졌다. 사실 안치용의 시즌 데이터는 KIA전(0.167)에서 가장 나빴다. 그럼에도 SK 내부적으로는 안치용의 선발 출장에 힘이 실렸다. 1차전 KIA 선발 윤석민을 상대로 5타수 2안타 2사사구의 절대강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만수 감독 대행은 다른 이유에서 안치용을 대타로 돌렸다.

안치용의 수비, 주루 능력에서 확신을 못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 대행의 이 선택은 SK에 안치용의 존재감을 더욱 높였다. 1차전 완투패에 이어 최대위기로 몰린 2차전에서 동점 1점홈런을 대타로 나선 안치용이 터뜨린 것이다. 그러자 이 대행은 안치용의 광주구장 데이터에 구애받지 않고 3차전 바로 선발로 기용하는 ‘감의 야구’를 구사했다.

#5번 지명타자로 나선 안치용은 응원가 가사 그대로 ‘난세의 영웅’이었다. 2회 무사 1·3루와 4회 무사 1·2루를 놓친 SK는 6회 1사 만루기회를 다시 잡았다. 여기서 안치용은 KIA 유동훈의 133km짜리 싱커를 제대로 받아쳐 유격수를 스치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안치용 단 한명에 의해서 준PO의 흐름 전체가 SK로 오고 있다.


“시범경기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 했다”

SK 안치용=큰 경기이다 보니 집중력이 정규시즌보다 더 생긴다. 나는 큰 경기가 처음이나 다름없는데 ‘시범경기다’ 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선발이든 대타든 마음먹기에 달렸다 생각하고 임한다.


“끝까지 믿은 안치용, 해결사 역할 해줘 기뻐”

SK 이만수 감독대행=오늘도 잘할 것이라 믿고 선발로 썼는데 진짜 해결을 해줬다. 찬스가 많았는데 타선이 계속 놓쳤지만 안치용이 잘 해줄 것이라고 끝까지 믿었다.


“타격 감 워낙 좋아…몸쪽 공 승부수 적중”

SK 김경기 타격코치=감이 워낙 좋아 그 감을 유지하리라 생각했다. 1사 만루에서 KIA 유동훈의 변화구를 노렸는데 바깥쪽으로 계속 빠진 볼이 들어왔다. 몸쪽으로 하나 오리라 생각하고 노렸는데 적중했다.

광주|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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