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 LG신임감독 김기태 “우규민-정재복-봉중근 돌아왔잖아…누가 LG가 꼴찌래?”

입력 2012-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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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LG 김기태 감독(왼쪽)이 5일 신인 최현종에게 타격지도를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외부에서 LG를 모래알 팀이라고 보는 시선에 대해 “선수들에게 나 아닌 우리를 강조한다. 사실과 다르더라도 그런 시선이 있다는 것 자체에 우리 선수들이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 | LG 트윈스

재롱둥이 임찬규 등 대부분 거리감 없어
엄하고 좋은 ‘큰 형’ 같은 감독 되고 싶어
드라마 같은 감동야구…선수들과 약속

올시즌 목표는 60패…발야구·수비 중시
‘모래알 LG’ 털고 죽을 각오로 뛸 겁니다
‘LG 감독’을 흔히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한다.

팬들의 기대와 그룹의 바람도 크지만, 최근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상황을 겪으며 여러 명의 감독이 아쉬움 속에 퇴장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LG 신임 사령탑 김기태(43)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선수시절 빼어난 성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후배들이 흠모하고 따랐던 그는 길지 않은 지도자 생활을 경험한 뒤 ‘독이 든 성배’를 맡았다.

이제껏 살아 온대로, 난관을 피하지 않고 스스로 딛고 일어서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는 김 감독을 5일 일본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났다.

김 감독은 팬들의 트위터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하며 “팬들의 사랑에 항상 감사드린다. 올시즌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감독님께 재롱 또는 가장 친근감 있게 행동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또 가장 과묵한 선수는요?(@5aoh)


“대부분 친근감 있게 저를 대합니다. 어린 나이지만, 특히 (임)찬규가 그런 편이고. 과묵한 선수라, 글쎄 우리 선수들은 저랑 큰 거리감 없이 지내는 것 같아요. 저도 그게 좋습니다.”


-사위로 삼고 싶으신 선수와 절대 사위로 삼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선수가 있다면?(@97ksylove)

“전 아들만 둘인데, 하하. 우리 선수들은 다 인간적으로 보면 사랑할만한 선수들입니다. 야구만 빼고요, 하하. 딸 있다면 다들 사위 삼고 싶은 선수들입니다.”


-선수들 음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FrogNo7)


“저는 선수들에게 ‘술 먹지 마라’ 그런 얘기 안 해요. 프로선수는 개인사업자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행동 하나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선수들 멘탈관리는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나요? (@tamino7)


“글쎄요. 선수들에게 나 아닌 우리를 강조하고,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을 버리라고 합니다. 외부에서 LG를 모래알 팀이니 그렇게 보는 시선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더라도 그런 시선이 있다는 것 자체에 우리 선수들이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어요.”


-항상 우리 팀은 초반 페이스는 좋은데 여름부터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해법이 있으신지요?(@twoyear81)


“나름대로 충분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선발 9명, 1군 등록선수 26명이 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조직 내에서 팀이 굴러가야 합니다. 물론 주축 선수 몇 명은 있겠지만요. 지금은 캠프 기간이니까 체력적인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번 신인 선수들은 잘 하고 있나요? 특히 1차지명을 받은 조윤준 선수도 주전포수로 가능성이 보이는지 궁금합니다.(@UniQueMJP)


“다들 열심히, 전체적으로 잘 하고 있습니다. (조)윤준이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도 끝까지 다 소화하고, 1군에서 자리 잡겠다는 의욕도 있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코칭스태프 평가도 좋습니다.”


-전력보강 요인도 없고 해서 올해 트윈스는 어디를 가나 ‘꼴지’할 것이란 얘기로 가득한데, 팬으로서 정말 암울합니다. 감독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CoolguyPark, @skyper9)

“개인적으로 지난해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든 선수들 기량을 극대화해서 선수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외부 영입 없다고 하지만 우규민 선수가 돌아왔고, 정재복도 돌아왔고, (봉)중근이도 곧 올 것이고.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지만 이럴 때 더 잘 하고 하면 극적인 드라마같은 감동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우승할 때,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던 일인가요. 전 우리 선수들을 믿습니다. 저랑 약속한 것도 있고요.”


-오랫동안 가을잔치 진출에 실패했기에 부담이 크실 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감독을 맡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cdyshy)

“(웃으며)사실 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팬들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편한 길 가려고 했으면 감독 수락 안했을 겁니다.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나와 우리 선수들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도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선수들과 함께 보람을 찾는 게 모든 팬들에게 더 사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올시즌 가장 우승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팀과 그 이유는? 그리고 LG의 성적은요? (@the_sky0904)

“아무래도 삼성이 전년도 우승팀이고, 투수력도 안정돼 있고. 이승엽 선수까지 가세했으니 제일 탄탄하지 않을까요. 우리팀 목표는 순위보다 이미 말씀 드린대로 시즌 60패입니다. 1위부터 8위, 확률은 똑같습니다.”


-현역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이나 경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bubbleb9)

“그 어떤 홈런보다도 제 프로 데뷔전이었던 1991년 개막전이 기억에 남죠. 대전 빙그레전이었는데 정말 설레고 떨리고 그랬지요. 제가 신인 4번이었는데, 그날 우리 팀이 이겨 정말 기뻤습니다.”


-올해 예상 라인업을 묻는 건, 조금 이를까요? (@agnese729)

“하하. 그건 너무 이르네요.”


-감독님이 지향하는 플레이와 팀컬러는요?(@jisindol)

“제가 타자 출신이고 타격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 것이거든요. 그 대신 한 베이스 더 가는 빠른 야구, 한 베이스 더 못 가게 막는 수비가 중요하다고 봐요. 한 게임에서 좋은 수비 하나가 상대의 진루를 한 개씩만 줄인다고 해도, 시즌 전체로는 몇 점을 더 줄일 수 있고, 거기서 몇 승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반대로 우리가 주루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경기 전 징크스나 습관이 있으신가요? (@97ksylove)

“선수 때 중요한 순간에 병살타 친 방망이는 게임 못 뛰었습니다. 성적이 좋았던 날 입은 속옷은 그 다음 날에도 입고 나갔고요. 아, 물론 세탁은 하고 입었습니다, 하하. 하지만 감독으로선 앞으로 징크스 같은 것을 안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8개 구단 최연소 감독이시고, 베테랑 선수들과는 몇 살차 안 나시는데, 다시 선수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안 드시나요?(@tenth2000)

“정말 마음은 간절하고, 해 보고 싶습니다. 마음이 있지만, 몸이 안 따라 줄 뿐이죠. 그런 면에서 보면 최동수 이종범 박경완 등은 정말 대단한 선수들입니다.”


-다른 팀 팬들이 LG를 놓고 ‘DTD’라고 놀리는 거 알고 계세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young323)


“저도 뭐 알고는 있지만 올해 그같은 일이 없게 하기 위해 제가 감독으로 왔으니까…. 한번 지켜봐 주세요.”


-2012년, 이것만은 꼭 지키겠다고 팬들과 약속하실 게 혹시 있으신가요?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LG의 올시즌 세 명 키플레이어를 꼽아주신다면? (@_twinspirit)

“꼭 약속드리고 싶은 것은 선수들이 그라운드 내에서 모래알처럼 움직인다든지 그런 모습은 안 보일 자신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다, 죽을 각오로 뛴다는 모습 보일 자신이 있습니다. 키 플레이어라, 투수는 모두 키플레이어고 야수쪽에서는 오지환 작뱅(작은 이병규) 이대형, 이 세 선수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제 역할을 해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보여지네요.”


-팬들이나 선수들에게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kholst)

“제가 여기에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많은 분들이 ‘아 그 때 김기태는 팀의 미래를 생각했었구나,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시간 지나고 보니까 김기태 말이 맞았구나’ 그런 평가를 받도록 노력할 겁니다. 선수들에게는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때론 재미있고 때론 엄하고 좋은 큰 형 같은 감독으로 남고 싶습니다.”

WHO 김기태?

▲생년월일=1969년 5월 23일
▲출신교=서림초∼충장중∼광주일고∼인하대
▲키·몸무게=180cm·85kg(좌투좌타)
▲프로 경력=1991 쌍방울 입단∼1999 삼성 이적∼2002 SK 이적∼2005 SK 은퇴∼2007 일본 요미우리 코치∼2010 LG 코치∼2011 LG 2군 감독·수석코치
▲통산 성적=1544경기, 타율 0.294, 1465안타, 249홈런, 923타점
▲수상 실적=1992∼93 골든글러브, 1994 홈런왕·골든글러브, 1997 타격왕, 2004 골든글러브

이시가와(일본 오키나와현)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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