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야사’…잠꼬대도 야구로

입력 2012-02-2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투수조 훈련이 한창인 27일 오키나와 가데나구장. 갑자기 한 구석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졌다. 송신영이 룸메이트 유창식의 잠꼬대를 흉내 내던 참. 화장실에 가려고 새벽에 잠시 눈을 떴는데, 광주 출신인 유창식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시원하게’ 욕을 하더란다. 그래서 깜짝 놀란 송신영이 쳐다보니 허벅지를 긁으며 다시 쌔근쌔근 잠들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화제는 투수들의 잠꼬대와 잠버릇으로 흘렀다. 메이저리그 출신 박찬호는 “난 자면서도 공 던지는 꿈을 자주 꿨다. 자다가 있는 힘껏 팔 스윙을 하고 나조차 깜짝 놀라서 눈을 뜬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한용덕 코치도 “나는 마운드에서 내 얼굴로 공이 날아오는 꿈을 종종 꿨다. 나도 모르게 팔로 막는 행동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고, 송신영 역시 “나도 같은 상황에서 팔을 들다가 잠자는 아내의 얼굴을 가격해서 큰일 날 뻔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역시 압권은 고교 시절 합숙 이야기. 한 코치와 송신영은 “어떤 3학년 선수가 자다가 ‘파이팅’을 외치면 옆에 있던 후배 몇 명이 ‘어이!’ 하고 기합을 넣는다. 더 재미있는 건 다들 깊이 자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껄껄 웃었다. 한국에서 학창생활을 한 박찬호 역시 “맞다, 맞다”며 웃어 버렸다. 야구 선수들은 꿈에서도 야구 때문에 울고 웃는 듯하다.

오키나와(일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