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시절 김응룡 감독이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헹가래를 받고있다. 스포츠동아DB
“요즘은 구단들이 전력보강을 잘 하니까 다 비슷한 거 아니야?”
김응룡 삼성 전 사장이 본 2012년 프로야구 예상판도는 8강, 8약이 아닌 ‘8중’이었다. 김 전 사장은 “지금 현재로선 어느 한 팀만 특출하지 않다”며 “각 구단마다 전력보강이 잘 됐다. 판도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마운드가 탄탄하고, 이승엽이라는 걸출한 타자가 돌아오면서 약점으로 꼽혔던 공격력이 보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역대 한국시리즈를 봐도 지난해 잘한 팀이 다음해 반드시 잘 하는 건 아니었다”며 “삼성도 지난해 잘 했다고 올해도 잘 한다는 보장은 없다. 전력상으로 우위라고 하지만 어차피 뚜껑은 열어봐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은 감독으로 10번, 사장으로 2번, 총 12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해태에서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김 전 감독은 최종순위를 결정하는 요소는 전력이 아닌 ‘변수’라고 했다. 김 전 사장은 “야구에서 방심은 금물”이라며 “시즌을 치르다보면 변수가 너무나 많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돌발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야구가 재미있는 것이다. 예상대로만 흘러가면 재미없지 않겠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김 전 사장이 숱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선수들의 근성. “내가 한 것? 뒤에서 팔짱 끼고 말 안한 것밖에 없지. 한국시리즈 가면 선수들이 다 하는데 무슨 말을 해. 그땐 선수들이 맞고라도 나가려고 타석에 몸을 바짝 붙였어.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볼도 맞으려고 몸을 댔으니까. 그럼 투수가 못 던진다고. 몸쪽 볼에 타자가 뒷걸음질치면 지는 거야. 맞고서라도 나가겠다는 근성, 투지. 그거 하나였어.”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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