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닝요 귀화 무조건 GO”…오만한 최강희

입력 2012-05-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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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의 무리한 에닝요 특별귀화 추진에 대해 축구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14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특별귀화 밀어붙이겠다”…그 가능성은?

체육회 “재심신청 와도 번복확률 낮다”
법무부도 “축구협·체육회 합의 우선”
내달 최종예선 엔트리 사실상 불가능
국민정서 무시한 무리한 강행 눈총만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브라질 출신 에닝요(31·전북 현대)의 특별귀화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에닝요는 내가 원했다”고 밝혔다. 특별귀화 추천 권한을 가진 대한체육회는 지난 주 대한축구협회가 요청했던 에닝요의 특별귀화 추천 요청에 대해 법제 상벌위원회를 열어 부결시켰다. 이에 반발해 협회는 다시 추천 요청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축구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협회 기술위원회도 거치지 않는 절차상의 문제를 덮고 계속 밀어붙이는 식이나 에닝요의 능력이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낸다. 최 감독이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국민 정서’도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무모한 강행’이다.

○희박한 에닝요 특별귀화 가능성

설령 협회가 에닝요의 특별귀화 추천을 요청한다고 해도 가능성은 희박하다. 체육회에서도 “(축구협회 재심요청이 들어와도) 이미 한 번 내려진 사안이라 기존의 결정이 뒤집힐 확률은 적다”는 입장을 전했다. 체육회 최종준 사무총장은 14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아직 우리가 그 쪽(축구협회)으로부터 재심요청을 받은 것이 아니라 확답하긴 어려우나 일단 요청이 오면 재심 절차를 밟겠다. 법제 상벌위원회를 다시 구성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최대한 빨리 일을 서두르더라도 다음 주 이후에나 재심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체육회의 추천을 받는다 해도 결국 최종 결정은 법무부 소관이다. 특별귀화여서 까다롭긴 마찬가지다. 처음 에닝요 귀화 논란이 일었을 때 법무부는 “축구협회와 체육회가 먼저 풀어갈 문제”라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에닝요의 특별귀화를 체육회 추천이 아닌 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의 법무부 장관 면담 등 다른 루트를 알아보겠다고 밀어붙이자 나온 입장이었다.

에닝요 특별귀화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 6월에 치를 2차례 월드컵 최종예선 엔트리 발표는 17일에 있을 예정이다. 결국 이번 대표팀에 에닝요의 합류는 불가능하다. 최종예선 8경기 중 2경기는 포기한 가운데 최대한 뛴다고 해도 나머지 6경기다. 물론 그 사이에도 에닝요 귀화에 대한 논란은 끝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종예선에 치중하겠다는 최 감독이나 대표팀에도 이로울 게 없다. 그런데도 특별귀화를 밀어붙이는 저의를 알 수 없다.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최 감독과 축구협회에 있다.

최 감독이 에닝요의 귀화가 성공됐을 때와 안 됐을 때의 경우를 모두 염두에 뒀다고 한 발언에 대해 한 축구인은 “에닝요의 귀화가 실패해도 대표팀을 잘 운용할 수 있다면 굳이 분쟁 소지가 있는 에닝요 문제를 왜 끄집어냈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축구협회는 묵묵부답

축구협회는 이번에도 뒤로 숨었다. 민감한 사안이 발생하면 항상 앞에 나서길 꺼려했던 예전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축구협회는 비리 직원 문제, 조광래 전 감독 경질 건, 에닝요 사태까지 여론이 들끓을만한 사태에는 한 번도 당당하게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이날 조중연 회장도 최강희 감독과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러나 최종예선 2차전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여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식이 끝나고 최강희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되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떴다. 최 감독만 홀로 남아 이번 사태를 혼자 책임지는 모양새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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