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관중 2만명땐 승률 96%

입력 2012-05-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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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원은 관중 수에 따라 승률이 달라졌다. 서울은 홈 평균관중인 2만 명대에서 절대 우위를, 수원은 4만 명대 관중 앞에서 무적을 자랑했다. 4월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양 팀의 빅매치. 스포츠동아DB

K리그 최고 인기구단 서울·수원, 관중수에 따른 성적의 상관관계는?

홈 관중 2만명때 14승 1무 천하무적


작년까지 5000명 미만땐 승률 25%
올핸 관중 적을때도 1승 2무 집중력 UP

수원도 4만 관중 이상때 압도적 승률

“우리 선수들은 화려함에 길들여져 있다. 이것을 바꿔야 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의 말이다.

서울은 13라운드 현재 2위로 순항 중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지 않는 이점을 감안해도 기복 없는 꾸준한 경기력이 인상적이다. 비결을 묻자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홈처럼 2만∼3만 명 관중 앞에서는 잘 하다가 2000∼3000명이 들어오는 원정만 가면 집중력을 잃곤 했다. 이런 경기를 내줘서 그 동안 승점관리가 어려웠는데 올해는 개선이 좀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선수들은 관중이 많고 홈경기와 비슷한 분위기에서는 잘 하다가 썰렁한 관중 앞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왔다는 뜻이다. 사실일까. 최근 3년 간 데이터로 분석해 봤다.

○서울, 2만대 ↑, 5000 미만 ↓

최 감독의 진단은 상당히 정확했다.

서울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시즌(정규리그 기준) 동안 치렀던 경기를 관중 숫자에 따라 4만 명 이상, 4만 명 미만, 3만 명 미만, 2만 명 미만, 5000∼1만 명, 5000명 미만으로 나눠 승률을 비교했다. 뚜렷하게 차이가 났다.

서울은 2만 명대 관중 앞에서 무적이었다. 서울의 홈 평균관중이 바로 2만 명 수준이다. 서울은 15번 싸워 14승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홈에서 12승1무, 원정에서 2승을 했다. 서울이 홈에서 그만큼 강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3만 명대 승률은 7승1무4패로 62.5%였다. 4만 명 이상은 5승1무3패(61%). 홈에서 5승1무1패를 했지만 원정 2경기에서 모두 졌다. 패한 상대는 모두 수원 삼성이었다.

관중이 적어질수록 서울의 승률도 낮아졌다. 1만 명대는 16승8무10패로 58.8%에 그쳤다. 원정에서 9승4무6패로 선전했지만 홈에서 7승4무4패로 오히려 더 부진했다. 5000∼1만 명대는 10승4무2패(75%)로 다소 올라갔지만 5000명 미만일 때는 1승3패로 25%에 불과했다.


○달라진 2012시즌

최 감독 말대로 올해는 좀 달라졌을까.

확실하게 변했다. 올 시즌 13라운드까지 서울은 5000명 미만 3경기에서 1승2무를 했다. 승률이 66.6%로 두 배 이상 올랐다. 5000∼1만 명, 2만 명 미만 각각 3경기에서 2승1무를 거둬 83.3%로 껑충 뛰었다. 지난 3년 간 기록과 비교해보면 정말 좋아졌다. 3만 명 미만 2경기는 모두 이겼고, 4만 명 미만 경기는 없었다. 4만 명 이상 2경기 성적은 1승1패. 1패를 안긴 상대는 또 수원이었다.

서울은 28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14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공휴일(석가탄신일)이라 많은 관중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대로라면 서울이 승리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집중력의 차이

관중숫자에 따라 왜 선수들의 경기력이 달라질까. 집중력의 차이다. 서울 공격수 최태욱은 “관중이 없으면 연습경기 같은 느낌이 든다. 관중이 많으면 저절로 힘이 생긴다. 요즘은 전주 원정도 관중이 많아 홈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최현태도 “많은 관중 앞에서 뛰다가 없는 곳에 가면 멍한 느낌이다”고 동의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장소나 관중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늘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맞춤형 지도가 올 시즌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4만 관중 앞에서 강한 수원

올 시즌 선두이면서 관중동원 면에서 서울과 쌍벽을 이루는 수원은 어떨까.

수원은 4만 명 이상 관중 앞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4만 명 이상 관중 앞에서 4승1패. 홈 3경기를 모두 이겼고 원정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홈 3전 전승 상대가 모두 서울이었다. 빅 버드에 구름관중이 몰리면 서울은 힘을 못 썼다. 서울 입장에서는 수원 4만 원정 징크스라 할만 하다. 반면, 수원은 5000∼1만 명 관중 승률이 25%로 가장 낮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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