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안익수 리더십→ 정신을 강하게, 홍명보 리더십→ 가슴을 뜨겁게”

입력 2012-06-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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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박종우가 런던올림픽 본선 엔트리 합류와 소속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런던올림픽 스타탄생 부푼 꿈…부산돌풍 주역 MF 박종우


질식수비= 땀의 결정체 자부심 느껴
2골 3AS…올해 목표 공격포인트 10개
홍명보호서의 경쟁력? 희생정신 ㅋㅋ


부산 아이파크 돌풍의 중심에는 박종우(23)가 있다. 뛰어난 활동량과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지난 시즌 주전으로 부상한 박종우는 올 시즌 공격력을 더하며 한층 진화된 모습이다. 부산 ‘질식수비’를 이끌고 있고, 2골3도움(13경기)을 기록하며 공격 가담도 적극적이다. 슈팅 능력이 향상돼 소속팀의 전담 키커로 나서고 있다. 박종우는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소리 없는 영웅’으로 활약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며 수비는 물론 경기 조율에도 큰 힘을 보탰다. 박종우는 꽃미남 스타가 즐비한 부산에서도 엄지손가락에 꼽힌다. 많은 여성 팬들이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는 후문이다. 1일 올림픽 팀 합류를 위해 파주NFC에 입소한 박종우와 카톡 인터뷰를 했다.


○마음만은 런던으로

-오랜만의 올림픽 팀 소집이다.


“자주 오가서 새로운 느낌은 없어요^^; 다만 올림픽 본선 엔트리 발표 전 마지막 소집이잖아요. 큰 의미가 있죠.”


-소속팀 친구인 이종원이 올림픽 팀에 첫 발탁됐다.

“알아서 잘 하는 친구라ㅋ. 지금도 옆에 있어요. 청소년 대회 뛰면서 잘 알았던 사이고요. 굳이 조언을 한다면 개인을 버리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대표이기도 하고 조직력을 많이 요구하는 팀이다 보니까요. 희생정신이 투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종원과 한 방 쓰나.

“네, 이번 룸메이트에요. 예전에는 일록이랑 많이 썼어요. (친구라 편하겠다는 질문에) 편하긴 한데 사실 후배랑 쓰는 게 편하죠ㅋㅌ 심부름도 시킬 수 있고. 매일 시키는 건 아닙니다ㅋ”


-올림픽 본선 행 자신 있나.

“선수들 모두 런던을 목표로 하고 있죠. 마음만은 런던에 가 있어요^^; 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려고 노력해요. 경기에 나서고 회복하고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컨디션도 계속 좋게 관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때론 뜨겁게, 그리고 차갑게

-카톡 타이틀이 ‘준비를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고 적혀있다.


“안익수 감독님께서 부산 부임 이후 첫 미팅 때 하신 말씀이에요. 큰 울림이 있었죠. 그 후로 1년 반 정도 타이틀로 걸어놓고 있어요. ‘고진감래’라는 말을 좋아했는데, 비슷한 의미잖아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냥 얻어지는 게 없다. 초심을 생각하고 자꾸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 성장하는데 두 은사(안익수, 홍명보 감독)의 영향이 컸다. 어떤 점 배웠나.

“안 감독님은 선수들 마음을 차갑게 만드시는 분이에요. 경기나 훈련할 때 항상 선수들을 압박하고 질타를 많이 하시는 편이죠. 선수 스스로 만족하지 않도록 긴장감을 불어 넣으시고요. 강하고 차갑게 대하면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도록 하세요.”


-홍 감독님은 어떤가요.

“이전부터 한 번 얘기하고 싶었는데, 홍 감독님은 선수들 가슴을 뜨겁게 만드세요. (올림픽) 대표팀 감독님이라 그러실 수 있겠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자율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그러다가도 중요한 순간마다 던지는 말씀 하나하나가 가슴을 움직이죠. 일례로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 때 ‘내 가슴 안에는 칼이 있다’고 하셨어요. 너희들을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을 위해 칼을 쥐고 있다고 하셨는데 저희에게 큰 힘이 됐죠. 평소 말씀이 많지는 않으신데 선수들을 뜨겁게 만드는 매력이 있으십니다. 물론 준비야 하셨겠지만ㅋ 안 감독님도 박사 학위 소지자답게 말씀을 잘 하세요. 축구인 중에서는 최고인 것 같아요^^”


○ ‘박·종·우’ 이름 석자를 걸고

-물오른 활약 펼치고 있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자신감이 붙는 거죠. 경기력도 그렇고 컨디션 관리도 그렇고요. 부상 없이 계속 뛸 수 있었다는 자체에 만족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부산이 6위에 올라있다. 최근에는 ‘질식수비’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는데.

“질식수비에 대해서는 경기 뛰는 입장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수비축구를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조직력이라는 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수비 훈련도 굉장히 많이 하고 공부하고 있어요. 안 감독님께서 과정을 중시하시는데, 과정에 충실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연패 빠지지 않고 올라가면 안 떨어지려고 발악하는 그런 부분이 있어요.^^”


-2골3도움 기록하고 있다.

“올 해 들어서 공격 포인트에 욕심이 생겼어요. 고등학교 때는 골도 많이 넣고 했는데, 대학 가면서는 ‘내가 골을 넣을 수 있을까’도 생각했어요^^; 공격 올라가면서 기회가 오더라고요.”


-구자철, 기성용 등 올림픽 팀 미드필더 자원이 두텁다. 자신의 경쟁력과 단점은.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장점이 있기 마련인데, 개인적으로 희생정신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올림픽 팀에서는 수비적인 묵직함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고요. 단점은 아직 유럽 팀과는 경기를 안 뛰어봤어요. 경험 면에서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올 시즌 목표는.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하는데 기여하는 거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 10개가 목표입니다. 박종우 이름 석자를 널리 알리고 싶고요.”


박종우?

▲생년월일 : 1989년 3월 10일 (경기 성남)
▲신체조건 : 180cm 74kg
▲학력사항 : 광탄중-장훈고-연세대
▲프로경력 : 부산 아이파크(2010∼)
▲대표경력 : AFC U-19 선수권 대표(2008)
▲수상내역: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 수비상(2009)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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