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성(오른쪽)이 14일 화성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 드와이트와 공중 볼을 다투고 있다. 화성|김민성 기자 marine@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K리거 중용…유럽파-국내파 조화 큰 공
좌우 풀백 들쭉날쭉…주전 윤곽 안갯속
출범뒤 중동전 2연승 쾌조…2승1무1패
남은 4경기 중 3경기 홈서 “가자 브라질!”
최강희호가 14일 호주와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끝마쳤다. 한국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현재 2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내년 3월 카타르와 홈경기에 이어 6월에 레바논(원정), 우즈베키스탄(홈), 이란(홈)을 연이어 상대한다. 최강희호의 1년을 결산해 본다.
● 최종예선 반환점 돌다
한국은 2월29일 월드컵 3차 예선 마지막 홈경기에서 쿠웨이트에 지면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었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K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었다.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고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리그 정상에 올랐다. ‘닥공(닥치고 공격)’ 신드롬으로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표면상 그가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 사령탑을 수락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울산 시절 스승이었던 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의 부탁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대표팀 감독직을 전격 수락했다.
쿠웨이트전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했다. 최 감독은 전북 출신의 베테랑들을 ‘원 포인트 릴리프’로 대거 기용해 승리를 이끌어냈다.
최종예선 시작은 상쾌했다.
6월 카타르 원정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4-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이 중동 원정에서 이처럼 속 시원하게 이겨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곧바로 레바논을 홈으로 불러 들였고, 역시차 어려움 속에서도 3-0 완승을 거뒀다. 초반에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는 것 아니냐는 장밋빛 기대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후 2연전에서 주춤했다.
9월 우즈베키스탄 원정 때는 선수들 정신력에 문제가 있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들이 부진했다. 10월 이란 원정은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최 감독은 장신공격수 김신욱(울산)을 활용한 선 굵은 축구로 이란을 상대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전반 내내 쉴 새 없이 이란을 몰아쳤다. 그러나 두 차례 결정적인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후반 불의의 실점을 허용해 0-1로 졌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최종예선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더구나 앞으로 남은 4경기 중 3경기는 안방에서 열린다.
● 대표팀 기본 틀 잡혀야
최 감독은 부임 후 국내에서 뛰는 K리거들을 중용했다. K리그에서 잘 하면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물론 여전히 박주영(셀타 비고),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등 유럽파는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하대성, 정인환, 곽태휘 등 K리그의 에이스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유럽파와 국내파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졌다.
물론 과제도 있다. 최강희호는 아직도 베스트11의 윤곽이 들쭉날쭉하다. 특히 좌우풀백은 매 경기 바뀌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대표급 풀백 자원은 모두 다 점검했다. 전문가들은 최종예선의 절반을 치른 상황이면 베스트11의 기본 틀이 잡혀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