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19 대표, AFC 챔피언십 정상 등극
문창진, 후반 47분 극적 동점골 기사회생
골키퍼 이창근 승부차기 ‘선방쇼’ 맹활약
8년 만에 우승…내년 U-20 월드컵 기대
이광종 감독, 제공권 장악 용병술도 빛나
한국 U-19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 카이마의 에미리츠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결승전에서 전후반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2004년 이후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새로운 스타의 탄생
이라크에 0-1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47분. 대표팀의 해결사는 미드필더 문창진(포항)이었다. 문창진은 문전 중앙에서 이라크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을 잡아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반대편 골망을 흔들었다. 뛰어난 개인기와 순발력, 침착함이 어우러진 멋진 동점골이었다. 문창진의 골로 기사회생한 대표팀은 역전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문창진은 이번 대회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조별리그 B조 중국과 최종전부터 이라크와 결승전까지 매 경기 득점을 올렸다. 순도도 높았다. 중국과 우즈베키스탄(4강)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았고, 이란전(8강)에서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우즈벡전 페널티킥 상황에서 보인 파넨카 킥은 어린 선수답지 않은 대범함과 높은 기량을 증명한다.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은 문창진은 K리그에서 3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작년 11월 SBS 고교 챌린지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바 있다.
골키퍼 이창근(부산)의 활약도 돋보였다. 수차례 선방 쇼를 보인 이창근은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선제골의 주인공 모하나드 압둘라힘 카라르의 킥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창근은 ‘부산 아이파크의 미래’로 불릴 만큼 선수단 및 구단 관계자에게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광종 감독의 용병술
이광종 감독의 용병술도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이 감독은 0-1로 지고 있던 후반 막판 장신 수비수 송주훈(광명공고)을 공격수로 투입하며 김현(전북)과 함께 ‘트윈 타워’를 내세웠다. 한국은 제공권에서 크게 앞서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문창진의 동점골도 헤딩 경합 과정에서 시작됐다. 승부차기 훈련도 적중했다. 대표팀은 UAE에 도착해 매일 승부차기를 연습했다. 이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내년 6월 터키에서 열리는 월드컵(U-20) 전까지 개개인의 테크닉과 파워를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