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vs 달맞이꽃’ 반지의 주인은?

입력 2013-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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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이미선·우리은행 임영희(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이미선, 국가대표 엘리트길 밟은 ‘해바라기’
임영희, 벤치서 에이스 환골탈태 ‘달맞이꽃’
삼성생명-우리은행, 내일부터 챔프전 격돌


“달맞이꽃과 해바라기.” 일본프로야구의 명장 노무라 가쓰야(78·전 라쿠텐 감독)가 자신과 나가시마 시게오(77·전 요미우리 감독)를 비유하면서 쓴 말이다. 15일부터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시작하는 ‘KDB생명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에선 국가대표로서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이미선(34·삼성생명)과 벤치 멤버에서 대기만성 포워드로 거듭난 임영희(33·우리은행)의 대결이 관심을 끈다. 상반된 농구인생을 살았던 두 선수가 챔피언반지를 두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해바라기’ 이미선

1997년 광주수피아여고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단한 이미선은 1999년 여름리그 베스트5에 꼽히는 등 프로 초년 시절부터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21세이던 2000년에는 시드니올림픽 대표선수로 발탁돼 한국여자농구가 세계 4위의 성적을 내는 데 기여했다. 이후 2004아테네올림픽과 2008베이징올림픽에도 연달아 출전하는 등 국가대표 가드로 명성을 떨쳤다. 프로에서도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2002년 정규리그에선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프로 원년(1998년)부터 15년간 베스트5에만 10차례 선정됐다. 2005·2006년 여름리그에서 각각 오른쪽·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2차례 큰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엘리트 농구인생을 살았다.


○‘달맞이꽃’ 임영희

임영희는 1999년 신세계 쿨캣(현 하나외환)에서 데뷔했지만, 확실히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신세계에서 10년을 뛰면서 단 한번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2009년 FA(프리에이전트)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으며, 농구인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새 팀 적응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농구에 대한 확신만큼은 뚜렷했다. 우리은행 이적 첫 시즌(2009∼2010) 평균 11.53점을 기록한 임영희는 올 시즌 평균 15.37점을 올리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주장으로서 팀의 구심점 역할도 잘 수행했다는 평이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임영희에게 MVP를 주고 싶다”며 각별한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중심인 이미선과 임영희. 둘은 2010년(이미선)과 2012년(임영희) 결혼해 ‘주부선수’ 맞대결도 볼거리다. 과연 최후에 만개할 꽃은 해바라기일까, 달맞이꽃일까.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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