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거스름돈은 회식비 해라? 전북 현대, 광저우가 기가 막혀

입력 2013-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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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가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

전북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선제골을 넣고도 수비수 정인환과 전광환이 부상당하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물고물리는 박진감이 대단했다. 경기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광저우가 경기장 밖에서 보인 수준은 형편없었다. 대회 규정은 그들에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광저우는 경기 48시간 전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들어와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 서울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낸 뒤 경기 전날에야 전주에 도착했다. 감독과 선수는 11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무단 불참했다. 기자회견은 애초 오전 11시로 예정됐었다. 그러나 광저우가 난색을 표하면서 오후 3시로 옮겼다. 시간이 가까워지자 다시 팀 훈련이 예정된 오후 6시 근처로 옮겨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세계적 명장인 마르셀로 리피(65·이탈리아·사진)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30년 만에 심한 감기를 앓아 숙소에서 쉬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는 “팀 훈련(11일 저녁)을 마치고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다음 행태는 더욱 가관이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피 감독은 “1만 달러(1100만원)를 낼 테니 벌금 1000달러(110만원)를 제외한 거스름은 AFC 직원 회식비로 사용하라”고 전했다. 오만을 떨며 아시아축구를 무시했다.

전북은 광저우의 처사에 속앓이만 해야 했다. 5월1일 광저우 원정은 더욱 혹독할 수 있다. 성심성의껏 배려했지만 준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작년 식사와 교통편 등 불편을 접한 경험도 한차례 있다. 전북 관계자는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 같다. 광저우 원정에서 본 때를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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