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첫 완봉 옥스프링…에이스의 재발견

입력 2013-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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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일어선 롯데 외국인투수 옥스프링(오른쪽)이 7일 광주 KIA전에서 9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한국무대 첫 완봉승을 신고한 뒤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강타선 상대 단 2안타 완벽피칭
9회 119구째까지 직구146km 괴력
3연패 이후 3연승…롯데도 3연패 끝


롯데가 3-0으로 앞선 9회말 KIA 공격. 광주구장 3루측 롯데 덕아웃 앞에선 그 어떤 투수도 몸을 풀지 않았다. 롯데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이 생애 최고의 피칭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옥스프링은 6일까지 3할타자가 4명(신종길·나지완·김선빈·최희섭)이나 포진한 팀 득점 1위(166점)의 KIA 강타선을 맞아 9회까지 119구를 던져 2안타밖에 내주지 않았다. 탈삼진은 10개나 기록했다.

36세 옥스프링의 완봉승이 더욱 경이로왔던 것은 9회 118구째에도 직구 구속이 146km(전광판)를 찍었다는 사실이다. 이날 옥스프링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였고, 최저 구속은 141km로 나타났다. 직구 속도가 경기 내내 유지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커브와 슬라이더가 적절히 배합되자 KIA 타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회 이용규의 안타, 2회 최희섭의 볼넷, 7회 나지완의 안타가 KIA 출루의 전부였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3-0 승리 후 “옥스프링이 경기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옥스프링의 피칭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옥춘이’가 5월을 맞아 ‘회춘’하고 있다.


○은행원에서 롯데의 구세주로!

호주 출신 옥스프링은 2000년 샌디에이고의 지명을 받아 미국에서 야구를 했다. 2005년 메이저리그로 승격됐지만 5경기만 뛰고 방출됐다. 2006년 겨울 밀워키로 옮겼지만 메이저리그로 못 올라가다가 2007시즌 도중 옮긴 곳이 한국의 LG 트윈스였다. 대체 용병으로 4승5패를 거둔 뒤 재계약에 성공했다. 2008년 174이닝을 소화해 10승(10패)을 거뒀다.

그러나 어깨 부상 탓에 재계약에 실패했고, 재활을 거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호주리그로 돌아간 옥스프링은 이곳에서 비시즌 기간에는 은행원으로 일을 하면서도 야구를 향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호주대표로 참가했다.

롯데는 옥스프링이 호주에서 던질 때부터 영입 리스트에 넣었다. WBC에서 구위를 확인했고, 스캇 리치몬드가 부상을 당하자 대체 용병으로 낙점했다. 처음에는 ‘급이 너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의 불펜피칭을 보고 롯데 코치진도 합격 판정을 내렸다.

완벽을 추구하는 여린 성격 탓에 시즌 초반 3연패에 빠지는 등 고전했지만 이후 3연승으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퇴출설도 잠재웠다. 한국무대에서 첫 완봉승을 거둔 옥스프링은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밸런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미국이나 호주에서 2∼3번 완봉을 해봤지만, 한국에선 처음이다. 팀의 연패를 끊어 기쁘게 생각한다. 가족이 호주에서 인터넷으로 시청하고 있을 텐데,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광주|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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