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의 한국-우즈백전 Q&A] 김신욱 헤딩 제공권 위력…손흥민과 호흡 ‘절반의 성공’

입력 2013-06-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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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브라질행에 더욱 가깝게 해준 운명의 순간. 전반 42분 김영권의 크로스를 우즈베키스탄 쇼라흐메도프가 헤딩으로 걷어내고 있다. 의도와는 다르게 자책골이 되면서 한국이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상대 자책골 유도 수비수 김영권 고무적
이청용 레바논전에 비해 무게감 떨어져
공격가담 수비 김창수, 볼투입 판단 좋아



Q : 투 톱으로 선발 출전한 김신욱(울산)-손흥민(함부르크) 조합은 어땠나.

A : 경기 초반에는 엇박자를 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도권을 잡으며 안정을 찾았다. 특히 김신욱 머리를 향한 볼 투입이 좋은 찬스로 이어졌다. 선발 투입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워낙 김신욱의 제공권이 좋다보니 세컨드(2번째) 볼 형태로 찬스를 만드는 게 수월했다. 후반 초반 투입된 이동국(전북)의 가세로 공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사실도 훌륭했다. 다만 문전 앞에서 세밀한 플레이는 아쉬웠다. 정확한 볼 트래핑도 필요했다.


Q : 이청용(볼턴)과 이근호(상주)를 비롯해 위치 변경이 많았다.

A : 흐름이 좋지 못할 때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게 포지션 체인지다. 수중전이라 그라운드 상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 사소한 장면 하나가 결과를 뒤바꿀 수 있었다. 다행히 좋은 시간대(전반 42분) 득점이 나왔다. 하지만 이청용은 레바논 원정과 비교해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기술이 좋은 자원이 이청용이다. 이근호도 크게 좋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이 순간적인 측면 이동을 통해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다는 점은 아주 고무적이다.


Q : 그에 반해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 공격 가담이 적은 건 아닌가.

A : 수비라인 오른쪽에 포진한 김창수(가시와)의 공격 가담은 적절했다. 볼 투입 시기에 대한 판단도 빨랐고, 위치 선정도 좋았다. 전방에 나선 측면 윙 포워드의 움직임이 아쉬웠을 때 김창수의 공격 가담은 인상적이었다. 반면 왼쪽 풀백 김치우(서울)는 상대적으로 오버래핑이 활발하지 못했지만 주 임무인 수비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실수도 적었다. 아무래도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하는데 좀 더 무게를 실었던 것 같다. 수비 안정은 승리의 전제 조건이다.


Q :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 후 수비진과 공간이 자주 열렸다.

A : 우즈베키스탄에 중거리 슛을 간헐적으로 허용한 까닭이었다. 그래도 미드필드의 가운데를 책임졌던 박종우(부산)-이명주(포항)의 조합은 처음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제 역할은 충분히 해줬다. 무난했고, 안정감에서도 좋은 편이었다. 철저히 무게를 후방에 실었던 상대 역습에 대비한 수비진 부담을 최소화해주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전방에서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수비의 1차 저지선은 스트라이커부터 시작돼야 하지만 김신욱-손흥민 등 공격진의 수비 가세는 다소 적었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알 샤밥)가 이끌었던 포백 수비진이 안정적이라 큰 문제는 없었다.


Q : 세트피스 공격-수비 상황을 짚어본다면.

A : 우려했던 세트피스에서도 이렇다 할 문제는 없었다. 솔직히 우즈베키스탄전은 내용 보다 결과(승리)를 챙겨 와야 했던 승부였다. 세밀한 플레이로 하나하나 득점 장면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내용보단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데 초점이 주어졌다. 이기는 경기를 위해 뭐가 필요한지, 어떤 플레이가 필요한지는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었다. 끝까지 공격 작업을 하고, 무게 중심을 전진시키는 모습은 좋았다. 우즈베키스탄도 승점 3을 따야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이 보다 가까워질 수 있어 원정에서는 아무래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우즈베키스탄도 세밀한 공격 전개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의미다.

박태하 스포츠동아해설위원(전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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