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느려진 투심, 김광현 날개를 폈다

입력 2013-06-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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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 롯데전 7.1이닝 3실점 호투…무엇이 달라졌나?

투심구속 평균 130km…최고5km 줄여
정상호 “느려진 구속 타자 타이밍 훔쳐”
이만수감독 “마치 전성기 보는 듯했다”


‘에이스’ 김광현(25·SK)의 호투 비결은 ‘구속을 줄인 투심패스트볼(투심)’에 있었다.

김광현은 22일 문학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동안 3안타 4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2-1로 앞선 8회 황재균에게 역전 2점홈런을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올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는 평이다. 23일 SK 이만수 감독은 “마치 전성기를 보는 것 같았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긴 상황에서도 148km를 찍었다. 어제는 감독 때문에 졌다. 광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 2012년 롯데와의 PO 1차전을 보는 듯

스포츠통계기록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김광현의 지난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1.7km였다. 그러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5km를 기록하고 있다. 22일 경기에선 최고 151km를 찍었다. 22일 김광현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정상호는 “구위가 2012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때를 보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당시 김광현은 6이닝 10탈삼진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직구의 위력이 살아난 김광현은 최근 구속을 줄인 투심까지 활용하면서, 에이스의 날개를 폈다. 정상호는 “어제는 이전보다 느리게 던진 투심이 잘 먹혔다”고 평했다. 안산공고 시절 뛰어난 커브를 던졌던 김광현은 프로에 입문한 뒤 슬라이더로 리그를 평정했다. 그러나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구종에 대해선 갈증이 있었다. 서클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연마했지만,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는 못했다. 시행착오 속에 장착한 투심은 지난 시즌보다 더 정교해졌다.


● 느려진 투심, 타자의 타이밍을 훔쳤다!

올 시즌 김광현이 던진 투심의 평균 구속은 경기에 따라 130km대 초반∼중반(SK 전력분석팀 기준)이 나왔다. 5월 18일 문학 롯데전에선 최고 구속 138km, 평균 구속 135km를 찍기도 했다. 김광현은 보통 우타자를 상대할 때 투심을 사용하는데, 체인지업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러나 130km대의 투심은 타자가 직구 타이밍으로 배트를 돌리다가 공략할 수도 있다.

최근 김광현과 정상호는 구속을 줄인 투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전에는 투심을 구사할 때 강하게 던지는 느낌이 컸다면, 최근에는 힘을 빼고 던지는 식이다. 22일 경기에서 김광현의 투심은 125∼136km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은 130km. 투심의 평균 구속을 약 3∼5km 줄인 것이다.

정상호는 “120km대 후반의 투심이 체인지업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다”고 설명했다. 이만수 감독은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아서 그렇지(2승5패·방어율 4.40), 김광현이 계속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며 에이스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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