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손민한. 스포츠동아DB
NC가 6-3으로 앞선 상황. 손민한(37)은 NC 유니폼을 입고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NC 입단 후 ‘친정’ 롯데와의 경기에, 그것도 ‘고향’ 사직구장에 처음 등판하는 순간이었다. 그가 사직 마운드에 오른 건 2009년 8월21일 사직 LG전 이후 1458일 만이다. 당시 6이닝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손민한은 1997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009년까지 282경기에 등판해 103승 14세이브(72패)를 기록했다. 200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전까지 길고 길었던 롯데의 암흑기 속에서 그는 ‘전국구 에이스’로 활약했다. 당시 손민한은 부산 야구팬들의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한때 롯데의 상징이자 심장이었던 손민한. 이날 9743명의 관중은 그를 향해 큰 박수도, 야유도 보내지 않았다. 휴가철이라 관중도 많지 않았다. 손민한은 8회 단 5개의 공으로 4번 전준우∼5번 박종윤∼6번 강민호를 모두 외야 플라이로 잡아 이닝을 끝낸 후 9회 이민호로 교체됐다.
인상 깊은 장면은 있었다. 2사 후 강민호는 타석에 서기 전에 헬멧을 벗고 옛 에이스, 그리고 한때 호흡을 맞췄던 배터리 파트너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손민한도 눈빛으로 그 마음을 받았다.
사직|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