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16G’ 두산의 가을야구 드라마

입력 2013-11-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삼성이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다. 경기종료 후 최준석이 김현수를 격려하고 있다. 대구|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두산 선수단과 팬들이 연출한 드라마 ‘2013 가을야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두산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시리즈(KS) 7차전에서 3-7로 패배, 우승을 목전에 두고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최근 5시즌 중 4강 진출에 실패한 2011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준플레이오프(준PO)를 경험한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나 가을야구의 추억이 길지 못했다. 2008년에만 한국시리즈에 올랐을 뿐 2009년, 2010년에는 플레이오프(PO)에서 각각 SK와 삼성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에는 준PO에서 롯데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4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접었다.

2013년, 두산은 ‘짧았던’ 가을야구의 울분을 원없이 풀었다. 넥센과의 준PO 1·2차전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매년 겪었던 아픔을 다시 한 번 느끼는 듯 했으나 3차전에서 기사회생 했고 두산의 가을야구는 결국 11월까지 이어졌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16경기(준PO 5경기, PO 4경기, KS 7경기)를 치렀다. 프로야구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올 시즌 두산보다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은 없다. 16경기 중 연장전도 무려 4차례나 된다.

경기를 치르는 만큼 두산 선수들의 피로도도 높아졌다. KS에서는 피로누적으로 인해 이원석 오재원 홍성흔이 나란히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 타격을 입었지만, 대체 요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투혼을 발휘해 제 몫을 다했다.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아래 투혼을 불사르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팬들은 연일 두산 응원석을 채우고 환호를 보냈다. 4차전 승리와 함께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나갈 때만해도 두산의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1승이 끝까지 채워지지 않았다.

대구에서 한국시리즈 6·7차전이 진행되는 동안 두산은 현장을 찾지 못한 팬들을 위해 전광판을 통한 잠실구장 응원전을 마련했다. 이틀 간 잠실구장에는 무려 1만 명의 팬들이 몰렸다. 선수단과 팬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2001년 이후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원했지만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패배가 확정된 후 홍성흔 최준석 양의지 등 주축선수들의 눈가는 눈물로 젖었고 팬들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우리 선수 중 패자는 단 한 명도 없다. 투혼을 발휘해준 선수들이 너무 대견하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투지에 박수를 보냈다.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