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오승환 상품+중계권료’ 노린다

입력 2013-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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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한신은 오승환의 입단을 성적과 마케팅 측면에서 모두 호재로 삼기 위해 다각도로 궁리를 거듭하고 있다. 오승환에게 깊은 관심을 보여왔던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는 “포스팅 입찰을 준비하고 있었다. 2년 후를 기약하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포츠동아DB

■ 일찌감치 ‘오승환 마케팅’ 왜?

재일교포 많은 오사카 연고…팬층 강화 목표
韓 관광객 흡수…오승환 김치덮밥 등 구상
한국방송사 통해 홈경기 중계권 판매 계획


일본프로야구 한신이 한국의 최강 마무리 오승환(31)을 2년 총액 9억엔(약 95억원)에 잡았다. 2011년 이대호의 오릭스 입단조건(2년 7억엔)을 뛰어넘는 한국 선수의 일본 진출 사례 중 역대 최고대우다. 일본은 한국의 삼성, LG, SK처럼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하지 않는다. 언론사, IT기업, 식음료회사, 철도회사, 금융회사 등 중견기업군이 야구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적자에 초연할 수 없는 구조다. 실제 과거 한신은 한국선수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가 금액 문제 탓에 변죽만 울리고 철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랬던 한신이 거금을 들여 오승환을 데려갔다. 투자액 이상의 가치를 발할 것이라는 치밀한 계산이 작용했을 터. 그리고 그 가치는 단순히 야구실력에 국한되지 않고, 마케팅에까지 해당된다.


● 한신의 오승환 마케팅 전략

한신의 오승환 마케팅 타깃은 한국인이나 재일교포 팬층을 확대하는 데 집중돼있다. 한신의 홈인 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다. 한국의 부산처럼 기질적으로 화끈하고, 야구에 열광한다. 그러나 2011년부터 최근 3년간 한신의 홈 관중은 3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다시 300만 관중을 넘어서기 위해선 무엇보다 성적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9시즌 동안 277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했다.

여기에 더해 오사카는 일본 내 가장 많은 재일교포가 살고 있다는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팬들은 오직 오승환만을 위해 고시엔구장을 찾을 수 있는 잠재고객들이다.

한발 더 나아가 한신은 오승환을 관광 상품화해 한국 팬들까지 흡수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25일 ‘(한신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 내 한글 사이트 개설’, ‘오승환 야구용품의 개발’, ‘오승환의 이름을 딴 김치덮밥 등 메뉴 출시’ 등 한신이 생각하고 있는 마케팅 아이템을 소개했다.


● 오승환 중계권 판매는 숨은 플러스알파(+α)

한신은 내심 오승환의 TV 중계권을 한국에 팔고 싶은 속내를 지니고 있다. 스포츠호치는 ‘2011년 오릭스는 박찬호와 이승엽을 동시 영입해 홈경기 중계권을 한국방송사에 연 1억 엔(추정)에 팔았다’고 소개했다. 물론 마무리투수인 오승환의 보직상, 중계권 계약에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겠지만 이런 부수효과를 오승환을 통해 노려보겠다는 속셈이 읽혀진다. 실제 이승엽이 2006시즌 후 요미우리와 4년 총액 30억엔의 초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방송사의 중계권이 숨어있었다.

마케팅이든 중계권이든 일단 오승환이 일본무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 역시 한신은 잘 알고 있다. 비싼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인 만큼 관리에 전념을 다할 전망이다. 스포츠호치는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 내내 오승환을 위한 주거시설과 음식까지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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