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프로야구 미래 생각하면 핸드볼 스코어 안된다”

입력 2014-05-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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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대 NC다이노스 경기에서 6회말 24-5 NC 승리로 강우콜드 경기가 종료 되고 있다. 목동|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NC 김경문 감독, 잇딴 대량 득점에 쓴소리
“1·2군 투수들 격차 커…선수층 두꺼워져야”


“프로야구를 생각하면 그런 경기는 안 나오는 게 좋지 않겠나.”

NC 김경문 감독은 7일 목동 넥센전을 24-5라는 스코어(사진)로 이겼지만, 웃지 못했다. 팀의 승리가 기쁘지 않아서가 아니다. 만약 비가 오지 않았다면 한 경기 최다득점(27점)도 가능했던 상황. 그러나 프로야구 전체를 두고 봤을 때 그런 상황이 바람직하다고는 보지 않았다.

김 감독은 8일 경기를 앞두고 “요즘은 4∼5점 앞서고 있어도 마음이 불안하다”며 “우리 팀 선수들이 잘 쳐줘서 24점을 냈지만 감독은 반대상황(큰 실점하며 지는 경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야구다운 스코어가 나와야한다”고 지적했다.

넥센은 이날 1회 6점을 뺏겼지만 선발투수였던 문성현을 강판시킬 수 없었다. 8일부터 주중 4연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5월 ‘죽음의 9연전’을 치러야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 개인보다는 팀을, 1경기보다는 시즌 전체 일정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다. 염 감독도 “나 역시 (문)성현이를 빨리 빼고 싶었고, 토요일이었다면 교체했겠지만 주중 4연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불펜을 조기 투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 역시 “감독은 오늘 경기만 생각할 수 없다. 뒤에 경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투수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며 염 감독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뿐 아니다. 김 감독은 “2군 투수가 그만큼 약하다는 얘기”라고 했다. 프로야구는 해마다 발전하고 있고, 남다른 인기를 구가하며 10구단까지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1군과 2군의 격차가 크다.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져야 앞으로 한국프로야구의 미래가 있다. 아직 나아갈 길이 먼 한국야구의 현실이 한 경기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자 김 감독은 씁쓸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gn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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