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연맹-대한체육회 ‘변경수 컴백’ 온도차

입력 2014-05-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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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대표팀 변경수 총감독(왼쪽 사진)의 선임과 촌외훈련 승인을 놓고 대한사격연맹과 대한체육회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사격대표팀 코치 12명은 14일 성명서(오른쪽 사진)까지 내놓으며 대한체육회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아일보DB

사격연맹 “한국사격 세계 최강 이끌어” 대표팀 총감독 추대
대한체육회 “도핑 징계 끝나자마자 복귀 안될 말” 승인 거부


대표팀 총감독 선임과 촌외훈련을 두고 대한사격연맹과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격대표팀 지도자 전원(12명)은 ‘총감독과 촌외훈련의 승인’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격연맹은 4월 23일 충북 청원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변경수 전 대표팀 감독을 만장일치로 대표팀 총감독으로 추대했다. 변 전 감독은 2003년 국가대표 사령탑에 오른 뒤 10년간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 선수로 출전했다가 도핑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자격정지 6개월의 제재를 결정했다. 당시 KADA는 변 감독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을 복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변 감독의 고혈압 치료약에 금지약물인 이뇨제 성분이 포함된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치료 목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할 때는 사전승인이 필요하다. 변 감독이 고의로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더라도, 면책 절차를 밟지 않은 것에 대한 징계는 피할 수 없었다.


● 사격연맹과 대한체육회의 갈등

6개월의 징계는 7일로 마무리됐다. 사격연맹은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결의대로 대한체육회에 대표팀 총감독 승인 건을 올렸다. 사격연맹 관계자는 “변 감독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금13·은8·동7)과 2012런던올림픽(금3·은2)에서 한국사격을 세계 최강으로 이끈 지도자다. 실수는 있었지만 최적의 감독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즉각적인 승인을 보류하고, 14일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20명의 위원 중 14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사격연맹에서 지도자 선임건을 재논의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실질적으로 변 감독의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최종삼(태릉선수촌장) 경기력향상위원장은 “도핑 검사에 적발된 지도자가 징계 기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대표팀 감독으로 들어오는 것은 국민정서상 맞지 않는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격연맹 임채수 부회장은 “이미 징계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또 문제를 삼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 다음 주 회장 보고를 통해 대응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사격대표팀 지도자 “전원 총사퇴도 불사”

대한체육회와 사격연맹은 촌외훈련을 두고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당초 사격연맹은 진천선수촌을 벗어나 5∼6월 창원으로 촌외훈련을 갈 계획이었지만, 대한체육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최종삼 촌장은 “선수촌 시설이 좋은데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1주일간만 촌외훈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사격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이 코앞인데 지원은 못할망정, 오히려 훈련을 규제하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격국가대표 코치 12명은 1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명분 없는 총감독 승인 거부 철회,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 선발전 참가를 위한 창원 촌외훈련 즉각 승인, 권위주의로 체육행정 이끄는 선수촌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3가지 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사격대표팀 지도자 전원 총사퇴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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